-자타공인 ‘중국통’…소통 리더십 강점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오른쪽)이 1월 2일 아침 서울 을지로 본점 로비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오른쪽)이 1월 2일 아침 서울 을지로 본점 로비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금융업계를 몰아친 한파 속에서도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소통 리더십’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 은행장은 지난해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추락한 고객신뢰 회복에 화력을 쏟았고 올해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당초 전임 행장이었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큰 어려움없이 신임 KEB하나은행장에 올랐다. 지난해 3월21일 열린 KEB하나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은행장에 취임했다. 당시 취임식에서 지 은행장은 함 은행장으로부터 은행 깃발을 전달받았다. 

지 은행장은 취임 당시에도 “통합은행이 출범한 지 3년7개월 동안 진정한 원 뱅크를 이루며 뛰어난 실적을 갱신해 온 함영주 초대 은행장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함 은행장이 가장 신임하는 부행장이었다는 후문이다. 함 은행장은 실제로 지 은행장의 취임 직전까지 살뜰히 인수인계를 마무리하며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은행장에 오른 뒤로는 함 전 은행장과 금융감독원을 찾아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인사를 하는 등 소원한 금융당국과 관계 개선에도 의지를 보였다. 소통을 중시한 행보로 읽히는 부분이다. 지 은행장 취임 이후 하나은행은 혁신적인 조직개편을 통한 체질개선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하나은행은 브랜드 일원화를 통한 가치 제고와 은행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향후 10년을 내다본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와 사회가치 경영 추진, 협업 시너지 극대화, 신속한 의사결정 기반의 민첩한 조직 구축을 통해 금융환경 리스크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올 1분기 순이익이 554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6% 가까이 증가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분기말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0.37%, 연체율은 전분기말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0.21%를 기록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지 은행장의 취임 첫 해인 지난해에는 하나은행 출범 이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2조15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난 2조156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5년 하나·외환은행이 통합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사상최대 실적이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사진=KEB하나은행)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15년 노하우 쌓은 베테랑 중국통

한편, 지 은행장은 30년 경력 중 절반을 차지하는 15년을 중국 현지법인에서 근무한 베테랑 중국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초대 통합 은행장을 지내는 등 하나은행의 초기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지 행장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현지 밀착형 경영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 은행장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베트남 자산규모 1위 투자개발은행(BIDV)이 발행한 신주 약 6억330만주를 1조148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분 15%를 획득해 베트남 중앙은행(SBV)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랐다.

양 사는 하나은행의 리스크 관리기법과 개인금융 관련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위주인 BIDV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사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의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지점은 BIDV와 업무 제휴를 통해 법인카드 발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사업부문과 디지털 혁신을 통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나은행은 글로벌 디지털전략의 일환으로 ‘하나원큐 CMS 글로벌(Global)’을 개편했다.

하나원큐 CMS Global은 은행권 최초로 해외 현지 은행 계좌의 자금이체를 한국에서 직접 관리하는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로 자금관리, 내부통제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해외 여러 은행 계좌에 흩어져 있는 자금을 하나의 계좌에 관리하는 자금 풀링(pooling) 서비스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호평도 나온다. 

지 은행장은 ‘디지털의 날개를 달고 글로벌로 나아가자’고 취임 일성을 밝히며 1200명의 디지털 전문인력을 육성해 은행 전반에 디지털 유전자를 전파하겠다는 계획을 피력한 바 있다. 글로벌 사업부문 특화에 강점을 가진 지 행장이 임기 하반기에는 해외사업과 디지털 혁신에서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할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