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좌우할 흑인표 결집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는 있지만, 그런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대중 동원력이 부족하고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것. 한마디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고정 지지층’이 부족하다.

◆ 무색무취 바이든 최대 약점

CNN의 지난 2~5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을 찍겠다’고 답한 사람 중 바이든 때문에 찍는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하고 트럼프가 싫어서 찍는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바이든은 자신만의 색깔이 없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트럼프를 위해 찍는다는 응답은 70%였고, 바이든이 싫어서 찍는다는 응답은 27%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만의 확실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의 핵심지지층으로는 백인남성을 꼽을 수 있다. 2017년 기준 3억3000만명의 미국인 중 비(非)히스패닉계 백인 비율은 60.7%에 달한다.

백인과 기타 인종의 등록 유권자 역시 각각 1억9221만명, 3061만명으로 6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인구구조상 트럼프 측에 유리한 구조다. 한 전문가는 “등록 유권자 기준으로 백인 비율이 약 80%에 육박한다. 흑인 유권자가 결집해도 백인 지지가 두터운 후보를 꺾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흑인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바이든 캠프의 핵심 과제다. 흑인 유권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지만 지난 대선에서 흑인 투표율은 20년 만의 최저치인 59.6%까지 떨어졌다. 2012년 대선에서는 4대 인종집단에서 가장 높은 66.2%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바 있다.

지난 6월 백인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국 백악관 앞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백인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국 백악관 앞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주요 지지층 흑인 비율 낮아 불리해

주요 경합주의 흑인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도 바이든에게 불리한 요소다. 미 50개 주 가운데 흑인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미시시피(38.9%·선거인단 6명), 루이지애나(33.6%·8명), 조지아(33.2%·16명) 등이다.

이들은 선거인단 538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반면 핵심 승부처인 플로리다(17.5%·29명), 펜실베이니아(12.7%·20명), 오하이오(14.4%·18명), 미시간(15.2%·16명) 등은 흑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 6개 주는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차지했지만 4년 전엔 공화당에 자리를 내준 지역이라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지역으로 꼽힌다.

이곳에 배정된 선거인단만 99명이어서 이 6개 주 선거 결과가 백악관 주인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등 돌린 월가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이 바이든을 반기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이다. 앞서 바이든은 법인세를 현재 21%에서 28%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할 경우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하락하고 배당금도 줄어들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가 등은 바이든의 대선 승리는 시장의 재앙이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RBC캐티펄마켓이 최근 고객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동일한 조사에서 이같이 응답한 이들이 24%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상치 않은 상승폭이다.

심지어 일각에선 최근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바이든의 지지도 상승을 지목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코로나19에서 증시 하락의 원인을 찾고 있지만 CNBC의 앵커인 짐 크레이머는 “내가 보기에 이는 바이든 움직임”이라며 시장이 그의 당선 가능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 1951년 이후 대선 결과를 분석, 대선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승리했을 때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3개월간 S&P지수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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