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압승 예고...‘샤이 트럼프’ 최대변수

조 바이든 후보.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3수 끝에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에 오른 끝에 최근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 여론조사 예상 밖의 결과

올해 2월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이 바이든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후보군을 압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 사건이 대선 지형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 CNN방송이 이달초 실시한 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55% 지지를 받아 41%에 그친 공화당 후보 트럼프 대통령을 14% 포인트 차로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해 발표한 최근 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49%로 트럼프(42%) 대통령을 리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영라디오 NPR과 PBS의 이달 1∼2일 조사,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의 이달 1∼2일 조사, 몬머스대학의 지난달 28일∼이달 1일 조사, CBS와 유고브의 지난달 29일∼이달 1일 조사 등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세가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 흐름도 바이든에게 유리하다. 폭스뉴스 CNBC방송 퀴니피액대의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미시간 플로리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최대 8%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불과 0.23%포인트 차로 클린턴 후보를 간신히 꺾은 미시간주의 7일 조사에서는 바이든 지지율이 트럼프보다 12%포인트나 높았다.

조 바이든 후보와 그의 아내 질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후보와 그의 아내 질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 바이든 변수 많아 승리 장담 못 해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여론을 토대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세를 점치고는 있으나 대선 승리를 장담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고 있다. 전국 여론조사의 격차가 전체 유권자의 선호도 차로 해석될 수 있기는 하지만 예측을 거부하는 변수가 다수 도사리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미 대선은 전국 지지율이 결정하는 직접 투표가 아니라 50개 주(州)별로 투표 결과에 따라 이긴 쪽에서 각 주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간선제다.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쪽이 승리한다. 대부분의 주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해당 주의 투표에서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이런 이유로 4년 전 트럼프 후보가 전국 득표수에서는 클린턴 후보보다 2.1% 적었음에도 선거인단은 77명을 더 얻어 압승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집토끼’ 공화당원을 잘 관리하고 있다. 이달 2∼5일 CNN과 여론조사회사 SSRS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8%에 그쳤다. 그러나 그는 공화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88%의 지지를 얻었다.

백악관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백악관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바이든 SNS로 승부수 띄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에 큰 역할을 담당한 소위 ‘샤이 트럼프(shy Trump)’ 중에는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를 밝히진 않지만 투표장에선 몰표를 던진 고소득, 고학력 백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미국 경제와 일자리를 살리겠다”는 트럼프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인지 바이든 측은 최근 강도 높은 반트럼프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는 6월 첫째 주에만 트럼프를 비판하는 페이스북 광고에 500만 달러를 썼다. 특히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가 최고조에 달했던 4일 하루에만 이 중 160만 달러를 썼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하루 단위 광고비로는 최대 규모라고 CNN은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캠프는 SNS 대선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 노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글이 게재되면 즉시 삭제 조치하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에 세 차례에 걸쳐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무력 사용을 암시한 트윗을 숨김 처리했다. 미국 청소년 이용량이 많은 스냅챗 역시 트럼트 대통령의 콘텐츠를 제한 중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한 메시지 전달로 지지층을 결집시켜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불리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캠프는 SNS 전략을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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