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태 부회장의 승계 작업 시나리오

휴온스 제천공장. (사진=휴온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옛말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기업 총수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보다 가업 승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수성가한 탓에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전문 경영인보다는 자녀들을 믿는다. 실제로 패션기업을 대표하는 형지, 에스제이, 에스제이듀코, 한세실업, 한세엠케이, 휠라코리아 등을 훑어봐도 2·3세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거나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고 있다. 물론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본지는 심층 기획취재를 통해 그 면면을 분석 보도키로 했다. <편집자 주> 

◇오너일가를 둘러싼 부정이슈

중견제약사인 휴온스그룹의 오너일가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현재 윤성태 부회장 및 세 아들이 경영권을 장악한 상태여서다. 거기다 이례적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온 탓에 윤 부회장의 사익편취 논란부터, 승계 논란까지 이슈가 여러 갈래로 얽히고 설켜있다.

지배구조도 복잡하지 않은 편이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이 다른 계열사들을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문제는 오너 일가가 휴온스글로벌의 지분 56.45%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부회장이 43.65%, 장남 유인상 씨 4.13%, 윤 부회장의 아내 김경아 씨가 3.4%를 보유하고 있다.

특정 주주의 지분이 50%가 넘으면 통상 기업에서는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거기다 최근 몇 년간 휴온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고 배당성향 또한 높은 편이라 대중의 관심은 대체로 이들이 수령하게 되는 배당금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제로 휴온스글로벌이 지난 6년 간 배당한 금액은 총 429억6700만원. 이 중 오너 일가가 수령한 금액은 약 231억원에 달한다. 윤 부회장이 단독으로 지급받은 배당금 외에도 차남 윤연상, 삼남 윤희상 씨의 배당금도 34억원에 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수저 논란’에 주목한다. 윤 부회장의 아들들 나이는 이제 갓 서른을 넘겼거나 그 아래다. 경영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면서 아버지 후광만으로 수십 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수취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우려에서다. 회사가 성장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결국 그 과실이 오너 일가에게로 오롯이 돌아가는 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윤성태 부회장. (사진=휴온스)

◇승계후보 1순위 장남 윤인상

하지만 정작 중요한 핵심은 배당금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몇몇 매체들도 역시 휴온스를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의혹을 조명한 바 있다. 결국 배당금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실탄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근거는 여러 가지다. 

지난 2016년 지주사 전환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일을 꼽을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은 통상 승계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시에는 인적분할과 공개매수, 현물출자라는 일종의 공식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대주주 지배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지배력이 높아진다 한들 증여에 대해서는 무거운 세금이 따라붙는다. 다수의 오너들이 결국 증여세를 어떻게 회피하느냐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다. 

윤 부회장이 핵심자회사인 명신과 파나시를 경영 승계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이 때를 중심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명신과 파나시를 키워 지분을 넘기는 것이 거액의 증여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배우자와 세 명의 아들에게 135만 4630주를 우회로 증여한 사실도 있었다. 2017년 7억원이 넘는 세금을 내며 소송전이 마무리되었는데, 특허권 취득 공시를 앞두고 주식을 부여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특허권 공시 이후로 주가가 크게 뛰었고. 이를 통해 많은 차익을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승계후보 1순위로는 장남 인상 씨가 꼽히곤 한다. 현재 휴온스글로벌 2대주주다. 현재 인상 씨는 지주사에서 관리 담당 업무가 아닌 자회사 휴온스의 국내 제약 영업을 맡아 현장을 뛰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석적인 ‘승계 교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휴온스 관계자는 “그룹사 지배구조 개편으로 오히려 투명화와 경영 안정성이 증대되었다”며 “제약사업을 영위하는 휴온스를 비롯한 휴메딕스, 휴온스메디케어 등의 자회사들의 독립 경영이 강화돼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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