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내용 AI로 분석해 피싱제로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최초 송금 알리미' 서비스를 도입했다./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최초 송금 알리미’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신한은행)

[데일리비즈온 정솔 기자] 시중은행들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앱을 개발하거나 관련 서비스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18년 4440억원에서 지난해 6720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올해 1·4분기에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년 대비 37% 줄어든 95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2일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최초 송금 알리미’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ATM) 등에서 일정 금액을 이체하는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초 거래로 확인되면 고객에게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알림을 제공한다.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를 보면 피해자 대부분이 기존에 거래가 없었던 계좌로 이체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체 시점에는 해당 피해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고 일정 시간이 경과된 후에야 피해를 인지한다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예방 서비스를 내놨다는 설명이다. 앞서 신한은행이 지난 4월 모니터링 시스템인 ‘안티-피싱’ 플랫폼을 선보였는데 향후 이 같은 예방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현판. (사진=연합뉴스)
농협은행 현판. (사진=연합뉴스)

◇ AI가 통화내용을 실시간 분석

NH농협은행은 농협상호금융과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보이스피싱 예방 애플리케이션 ‘NH피싱제로’를 공동 개발·출시했다. 

NH피싱제로는 휴대폰에 설치하면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수신한 통화에 대한 보이스피싱 위험도를 알려준다. 인공지능(AI)가 통화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위험도가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위험도(경계, 심각)를 팝업창으로 알려주며 동시에 진동과 경고음성을 내보낸다. 또한 예방앱에 접속하면 금융감독원과 연계하여 피싱 피해사례도 제공하는 등 추가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설치할 수 있으며, 만 14세 이상 농협고객이면 누구나 가입하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만 이용이 가능하고, 보안상의 문제로 아이폰에서는 이용이 불가하다.

농협은행 측은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고도로 진화하고 있고, 그 피해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NH피싱제로가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고객들을 보호하는데 선제적인 대응체계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 인포그래픽. (자료=금융위원회)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 인포그래픽. (자료=금융위원회)

◇ 은행권, 예방 시스템·인식 개선

국민은행은 지난 3월 보이스피싱 거래 탐지를 위한 ‘신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1년 간 금융사기 거래 분석 요건을 복합 모형화하는 등 기존 모니터링 시스템이 지닌 보이스피싱 거래 탐지율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개월의 시범운영을 통해 약 640여건(약 총 55억원) 금융사기를 예방했다.
 
부산은행은 이달 22일부터 보이스피싱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알기 쉬운 보이스피싱 예방법’에는 최근 들어 발생 빈도가 높은 주요 보이스피싱 사례들이 만화로 담겼다. 해당 책자는 부산은행 각 영업점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만화로 제작했다”며 “앞으로도 부산은행은 소비자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는 오는 24일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피해 금액을 물어주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들도 이상거래시스템 확충 등 사전예방 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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