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핵심 계열사 매물로 내놓다 알짜배기 두산인프라코어 매물로 내놔
-인프라코어 자회사 두산밥캣 제외해 채권단 보여주기식 조치라는 의견

박정원 두산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를 M&A(인수합병) 시장에 내놨다. 다만 자회사 두산밥캣은 제외하는 것으로 전해져 빠른 시일 내 매각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크레디트스위스를 매각주간사로 선정,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그간 두산그룹이 비교적 비핵심 자산의 매각을 추진해온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박 회장은 3조원 규모의 자금 마련책으로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두타빌딩 등의 자산 및 지분 매각을 시도해 왔다. 해당 매물들은 시장 가치 대비 두산그룹이 제시한 가격이 과도하다는 평이 나왔다. 이에 뚜렷한 매각 진행 소식이 나오지 않는 실정이었다.

때문에 채권단은 두산그룹에 더욱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히 매각 될 만한 자산을 내놓으라는 내용이다. 결국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그룹의 의지라기보다 채권단의 압박에 못 이긴 눈물겨운 선택인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와 엔진을 만드는 회사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8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8404억원을 나타내며 그룹 내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조가 넘는다.

이 회사가 M&A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이유는 다른 업종에 비해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상황에 영향을 덜 받고 고정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반쪽자리 움직임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의 지분을 다수 소유한 두산밥캣(51.05%)이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두산인프라코어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 후 매각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두산밥캣은 현금 창출력이 그룹 내 가장 높다. 실제 이 회사가 한 해 창출하는 현금 및 보유현금은 두산그룹의 차입금을 다 갚을 수 있는 수준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68.5%, 차입금의존도 12.4%에 불과하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늦어진다면 두산밥캣 또한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두산밥캣 분리 후의 두산인프라코어의 가치, 차입금 및 소송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단시일 내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 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덧붙여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1분기 말 별도 차입금이 2조9000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2442억원)의 12배에 달하고 중국법인(DICC) 지분매각과 관련된 7196억원 규모의 소송도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