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름유출사고는 사고 후 2일간 숨기면서 자체방제하다 피해 더 키워
최근 여수공장 압사사고에선 전문성 갖춘 119에 신고치 않고 자체이송조치

▲ GS칼텍스 여수공장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 각종사고가 잦아 ‘안전불감증’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18일 GS칼텍스 경유배관서 대규모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이번에는 화물운전기사가 포대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4월엔 GS칼텍스 여수공장 실험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점은 GS칼텍스 측이 자꾸 사고를 숨기려는 데 있다.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시에 사고원인을 규명해 철저한 재발대책을 강구하기 보다는 일단은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성향을 드러내 사고가 빈발한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GS칼텍스측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 낙포 원유부두에서 선박 충돌로 인해 원유 등 1000t가량을 바다에 유출시킨 사건은 GS칼텍스 측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사실을 숨기거나 축소하려다 초기대응에 실패해 피해를 더 키운 전형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GS칼텍스측은 최근 발생한 기름유출 환경오염사고에서도 이와 유사한 행태를 보였다. 지난달 18일 오전 11시쯤 여수시 중흥동 GS칼텍스 제품1부두 인근 배관에서 경유 5만4100ℓ가 유출돼 주변 토양과 하천이 오염돼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부두에 정박한 선박에 경유를 공급하기 위해 공장에서 제품부두로 연결된 지름 25㎝의 배관에 길이 5㎝ 가량의 균열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일 오전 GS칼텍스 기름유출 현장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장 외부 배관(기름 이송용)이 부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측은 이 사고를 관계당국 등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자체 처리해 적당히 넘어가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 발생 이후 GS칼텍스 측은 2일 동안 쉬쉬하며 자체 방제를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GS칼텍스측이 이 사고를 발생과 동시에 관계기관에 알렸더라면 보다 효율적인 환경방제가 가능했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여수환경연합은 GS칼텍스에 환경오염 복원과 관련해 오염토 정화뿐 아니라 하천과 지하수 오염여부 등을 포함한 외부기관 정밀조사 실시, 기름유출 이전 상태까지 환경복원 실시 등을 요구했다. 시민단체 측은 “불과 2년 전 원유부두 기름유출사고를 일으킨 재벌기업이 노후된 배관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이번에 또 다시 하천과 토양을 오염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GS칼텍스측의 ‘안전불감증’은 최근의 GS칼텍스 여수 공장에서 화물차 기사사망사고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4시 GS칼텍스 여수공장 내에서 화물차 기사가 진흙 포대를 옮기던 중 지게차 운전자의 실수로 포대가마니에 깔렸다.

사고를 당한 화물차 기사 김 모씨는 갑자기 덮친 진흙 포대에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3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GS칼텍스는 당시 김 씨 사고 사실을 알고도 물론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전문성을 갖춘 119 구급센터를 부르지 않고 김씨를 자체자량으로 인근병원으로 이송해 응급처치를 받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사고발생 직후 회사 구급차로 광양내 병원에 해당 화물차 운전기사를 이송했다. 은폐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중대사고이므로, 노동지청 등 관계 기관에 신고를 했으며 119신고는 의무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엔 GS칼텍스 여수공장 실험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해당 직원이 실험 기구인 회전체에 손을 갖다 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GS칼텍스 여수공장의 ‘무재해 700만 인시’ 달성은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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