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삼양그룹, 내부거래 비중 높아 감시 대상
-매출 하락에도 오너 일가 배당금 챙기기 급급해 논란
-김윤 회장, 경영성과 없이 목표 투자금액 지키지 못해

김윤 삼양그룹 회장. (사진=삼양그룹)
김윤 삼양그룹 회장. (사진=삼양그룹)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삼양그룹이 올해 자산 규모 5조원을 넘어 공시대상기업으로 지정됐다. 규모가 커져 화려한 외형을 보이게 됐지만 호재가 아닌 악재로 비춰지는 모양새다. 실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당국의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기업에 대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 규제 대상으로 본다. 지난해 삼양그룹의 지주사 삼양홀딩스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기업 지배구조 평가에서 전년 대비 두 단계 하락한 D등급을 받은 전력이 있는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자아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이 원인이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10여개의 계열사를 둔 삼양그룹의 대표적인 상장사로는 삼양홀딩스, 삼양사, 삼양패키징 등이 있다. 이 회사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율이 특히 높은 곳은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와 삼양데이타시스템즈가 오르내린다.

2018년 이 회사 매출액은 830억 5700만원을 기록했는데 배당수익과 지분법 이익을 제외하면 4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중 무려 393억원(약 96%)이 내부거래 규모다. 내부거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양사로 나타났다.

삼양데이타시스템즈는 삼양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즉 최대주주가 삼양홀딩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삼양데이타시스템즈는 삼양홀딩스 전산팀이 모태다. 이 회사 역시 2018년 매출액 529억원 중 175억원(약 36%)을 삼양사 등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도 높았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그룹은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율이 약 67%에 달했다.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는 대목이다.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이 배당을 통해 주요 주주로 있는 오너 일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구조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삼양홀딩스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약 39%다.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5.81%), 김윤 삼양그룹 회장(4.82%), 김량 삼양홀딩스 부회장(3.80%) 순이다. 내부거래 비율이 높으면 이들은 급여 뿐만 아니라 짭짤한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윤 회장의 경우 지난해 20억원의 급여에 배당까지 합쳐 약 30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내부거래뿐만 아니라 오너의 책임경영 역할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삼양홀딩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7% 급감한 206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배당성향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인 약 75%를 유지해 주요 주주인 김윤 회장이 높은 배당을 챙겼다는 지적이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이 전체적으로 줄어들어서 일시적으로 커져보이는 상황이다. 일감 몰아주기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합당한 근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배당의 경우 단순히 영업이익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금 흐름, 투자 계획 등을 다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양홀딩스는 일정수준 이상 사내유보금을 확보하고 있고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윤 회장의 경영 능력엔 의문 부호가 생긴다. 3년 전 삼양그룹은 식품·화학·의약바이오·패키징 등 4대 사업 부문에서 스페셜티 소재개발 및 신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윈2020 비전’을 발표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삼양그룹이 목표 숫자인 매출 5조 5000억원, 투자 2조 4000억원에 미달한 상태다.

김 회장이 투자 목표 금액 2조 4000억원을 직접 언급했음에도 이 회사의 투자 규모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3588억원에 불과했다. 2017년 목표 설정 이후 4대 사업 부문에 투자를 확대했음에도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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