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0명’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사진=연합뉴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뉴질랜드가 주요국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조처를 모두 해제하며 ‘코로나 청정국’으로 등극했다. 할 수 있는 조치를 최대한 강력한 수준으로 시행한 ‘극약 처방’에서 비결을 찾아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질랜드와 비슷하게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실시한 대만 역시 확진자 제로를 눈앞에 두고 있다.

◆ 코로나19 청정국 뉴질랜드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9일 0시를 기해 국경 봉쇄를 제외한 모든 조처를 해제했다. 지난 2월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된 지 석 달여 만에 순확진자(확진자-완치자)가 0명을 기록하면서다. 신규 확진자도 17일 동안 나오지 않았다.

공식적인 코로나19 근절 선언은 15일로 예정돼 있지만, 이 조처로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한 것으로 간주된다. 미국과 영국, 인도, 브라질 등 주요국 대부분이 꺼지지 않는 코로나19의 확산 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뉴질랜드의 성공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문가들은 대개 뉴질랜드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을 꼽고는 한다. 숀 헨디 오클랜드대 교수는 “국가를 조기에 봉쇄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유지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숀 핸디 교수에 따르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동원한 것이 이번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뉴질랜드 경우 학교는 물론이고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곳이 아닌 경우의 모든 상점과 공공기관을 폐쇄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과하다 싶은 방역이 성공 요인

뉴질랜드는 3월19일 이후로는 모든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막고 10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했다. 확진자가 28명이었고, 사망자는 아직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다. 같은 달 23일엔 모든 상점을 폐쇄하고, 국가 전체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후 5주간 야간통행 금지령 등 극도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됐다.

관련 지침을 위반하면 엄격히 처벌했다. 뉴질랜드 경찰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경계(4단계)가 내려진 3월25일부터 5월29일까지 위반행위 신고 건수는 7127건으로, 336건을 기소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부터 검사 수를 빠르게 늘렸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뉴질랜드에서는 10일까지 전체 인구 482만명 중 29만480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마쳤다.

이 같은 방역책에 힘입어 이날까지 뉴질랜드에서 확인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54명, 사망자는 22명에 그쳤다.

반면 뉴질랜드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던 총리는 지난 8일 코로나19 조치 해제를 발표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헨디 소장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은 불가피하다. 국경이 다시 열리거나 겨울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며 검사·검역·접촉 추적 등 방역 노력을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앞줄 가운데)이 타이베이 전염병지휘센터를 방문해 천스중(陳時中) 부장(왼쪽 두번째) 등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앞줄 가운데)이 타이베이 전염병지휘센터를 방문해 천스중(陳時中) 부장(왼쪽 두번째) 등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극단적 처방한 대만도 성공 사례

대만 역시 코로나 종식 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다. 뉴질랜드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방역 적용,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것이 성공적 요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이 총통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8주 연속 대만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오늘부터 ‘방역 신생활’이 정식으로 시작된다”며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어 방역 관련 제한을 순차적으로 완화해 대만은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뗐다”고 밝혔다.

인구 약 2300만명인 대만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43명에 불과하며 사망자는 7명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수로 따지면 전 세계에서 145번째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차이 총통은 “방역 신생활이 시작돼 외출이 많아지더라도 손 씻기, 사회적 거리 유지, 마스크 착용 등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만은 뉴질랜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했다. 발생 초기부터 철저히 입국을 제한하고, 지역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 대응을 강화했다. 이 같은 조치가 8주 연속 확진자 미발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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