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법무법인 관계자 “사실상 물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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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검토.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밝힌 가운데, 내부에서는 아시아나 인수 포기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모양새다.

A법무법인에서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한 제보자는 9일 본지와 통화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인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며 “최근 인수 포기와 관련해 여러 차례 자문이 오고갔다”고 밝혔다. 

이 제보는 같은 날 HDC현산이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측에 “협상을 원점 재검토하자”고 요구한 타이밍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는다. HDC현산 측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보자의 설명은 이와는 조금 달랐다. 아시아나 인수 의사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보자는 “HDC현산 테스크포스(TF)에서는 사실상의 아시아나 인수 포기를 가정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HDC현산 로펌이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할 경우 약 2500억원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 법적 쟁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HDC현산의 요구 역시 인수 포기를 가정한 움직임으로 설명된다. 제보자에 의하면 HDC현산은 최근 아시아나의 밸류에이션을 최저점이라고 보았다. 지난해의 인수가 역시 현재 밸류 대비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HDC현산은 현재 벨류에 적합한 수준으로 재협상을 원하나, 동시에 채권단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오히려 난처한 것은 채권단이다. 지난해 이미 마친 거래를 올해 가치로 다시 협상하자는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HDC현산이 인수 포기를 염두에 둔 행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요구를 받아들이면 좋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하면 된다는 식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사측은 채권단에 ‘지금 인수를 포기하고, 추후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 올해 가치로 다시 인수해도 지금 내는 2500억보다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채권단 측이 현산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적고 현산도 잘 알고 있기에 내부에서는 인수 포기 분위기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내부에서는 ‘또 다시 지루한 협상에 나설 바에는 그저 2500억 내고 마는 게 낫지 않겠냐’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고 부연했다.

HDC현산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향후 협상과정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부분이 적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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