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신세계가 후원하겠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인 인스타그램에 못난이 감자로 만든 감자옹심이를 만든 후 인증샷을 올렸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인 인스타그램에 못난이 감자로 만든 감자옹심이를 만든 후 인증샷을 올렸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요리연구가, 요리 사업가, 학교법인 이사장, 방송인, 유튜버 등 공식적으로 갖고 있는 직함만 5개. 소속까지 포함하면 손가락으로 다 셀 수도 없다. 특히 그의 말 한마디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동요하고 대기업 총수가 움직인다.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요리하는 CEO’ 백종원 대표다. 현재 가장 인기 있고 신뢰도 높은 요리 관련 유명 인사로 마을식당, 한신포차, 홍콩반점 0410, 본가, 미정국수, 역전우동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의 종류는 육류부터 중식, 한식, 분식 등은 물론 블로거 ‘빽다방’까지 거의 모든 범위가 포함될 만큼 실력과 상업성까지 겸비했다. 

백 대표는 음식 예능에서 좌중을 압도하는 ‘치트키’로도 대활약 중이다. 한 예능프로를 통해 지역 골목 상권을 되살리는데 힘쓰고, 지역 농수산물과 로컬 푸드의 판로를 개척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이다.  

실제 백종원 대표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농가를 돕기 위해 일명 ‘못난이’로 불리는 비규격품 농산물을 판매한다는 소식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고 상품이 완판된 것을 보면 이전보다 못난이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뀐 게 사실이다. 

그 덕에 해당 기업들은 해외 매출 확대 효과와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4월 못난이 감자 30톤은 판매 시작 이틀 만에, 해남 못난이 고구마 300여 톤은 이마트와 신세계 그룹 계열사 등을 통해 일주일 만에 다 팔렸다. 

여기에 더 나아가 갓뚜기 회장은 최근 백 대표로부터 전남 완도에 쌓인 다시마 2000톤을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조만간 자사를 통해 이 지역 다시마가 2장이 들어간 ‘오동통면’을 새롭게 출시한다. 둘이 어떤 인연인지는 몰라도 전화 한통에 이런 결정을 흔쾌히 내리는 걸 보면 백 대표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맥락에서 자칫 대기업들이 ‘백종원 매직’에 편입하려는 모양새로 비치기도 한다. 솔루션을 받은 식당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고 기업들은 백종원의 후광 효과를 팔아 적지 않은 광고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한 기업 관계자는 “농가 어민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니 좋은 취지로 봐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그렇게 찾아온 신드롬 효과 역시 과거의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기업 총수들이 한 유명 인사로 인해  자사 경영이 좌지우지된다거나 끌려간다면 이는 ‘지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조 없는 총수들이 후광 효과 이후 얼마나 경영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원칙과 신념’에 익숙하지 않은 총수들은 금세 핑계를 찾아내고 골목시장에서 발을 빼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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