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나노기술로 혈관 플라크 제거 성공

혈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는데 이는 플라크 제거에 한계가 있다. 이에 KAIST 연구팀은 플라크 제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나노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픽사베이)
혈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는데 이는 플라크 제거에 한계가 있다. 이에 KAIST 연구팀은 플라크 제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나노기술을 개발했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바야흐로 혈관도 치아처럼 스케일링 하는 시대다.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만성 혈관염증 질환인 죽상 동맥경화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나노기술이 개발된 것. 이 기술로 세계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심혈관질환 정복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이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은 나노 기술을 이용해 죽상 동맥경화증치료를 위한 체내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죽상 동맥경화증이란 오래된 수도관이 녹슬고 각종 이물질이 가라앉아 들러붙으면 좁아지듯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로 이뤄진 퇴적물인 플라크가 쌓여 혈류 장애를 일으키는 만성 혈관염증 질환이다. 플라크가 혈관을 막게 되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병을 유발한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질병을 약물로 치료하는데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물이 쓰인다. 이 계열의 약물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기전이다. 경구 투여하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 콜레스테롤이 플라크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미 형성된 플라크를 제거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해당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스타틴 계열의 약을 끊지 못하고 평생 복용해야한다. 그럼에도 플라크라는 잠재 리스크를 우려하는 현실이다. 이에 연구팀은 콜레스테롤과 결합하면 플라크를 녹일 수 있어 제거하기가 쉽다고 알려진 사이클로덱스트린을 사용했다. 이 물질은 일종의 당 화합물이다.

사이클로덱스트린-스타틴 나노입자의 시너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모식도 (그림=KAIST)
사이클로덱스트린-스타틴 나노입자의 시너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모식도. (사진=KAIST)

박지호 교수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을 나노 입자 형태로 제조,해 정맥 주입을 하면 기존 사이클로덱스트린보다 약 14배 효과적으로 플라크에 축적되어 보다 효과적으로 플라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학술지 ‘제어 방출 저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또 사이클로덱스트린은 귀 내이의 유모세포를 손상시켜 청력손실을 일으킨다고 알려졌으나 이를 폴리머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하면 체내분포양상을 변화시켜 귀 내이에 잘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청력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울러 사이클로덱스트린과 스타틴을 자기조립을 통해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 정맥 주입하자 사이클로덱스트린은 플라크 내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스타틴은 혈관을 좁게 만들었던 주요 원인인 염증성 대식거품세포를 줄이는 현상을 찾아냈다.

박지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며 “종양 치료를 위해서 주로 개발되었던 약물전달 나노 기술이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자평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과 KAIS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어 방출 저널 3월 10일자와 ACS 나노 4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각각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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