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 말자’ 인니 IPO 열풍
‘속지 말자’ 인니 IPO 열풍
  • 박종호 기자
  • 승인 2020.05.18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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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고질적 문제를 들춘 코로나19
-‘경제 양극화’ 장기 부정 수렴 할 수도
위험에 직면한 인니 경제. (사진=AFP)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오늘날 인도네시아 경제는 좋게도 나쁘게도 어떠한 설명이 가능하다. 올해 현재까지 27개의 상장예비기업의 공모가 활발하나, 실물경제는 그야말로 바닥을 기고 있다. 우선순위를 잃고 표류하는 정계에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내부에서도 이러한 ‘양극화’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오늘날 인도네시아의 기업공개(IPO)열풍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니케이아시아리뷰 역시 최근 기사에서 “코로나19로 제3국에 대한 투자 열풍이 잠잠해졌다”며 “인도네시아의 올해 기업공개 시장은 밝다고 볼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해당 기업들의 부채 문제를 지적한 외신들도 눈에 띈다.

조코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도 논란을 낳고 있다. 니케이는 “이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많은 것이 닮아있다”고 꼬집었다. 16일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7025명에 사망자는 1089명이다. 숫자도 숫자이지만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느릿느릿한 대응과 경제성장만을 보존하려는 소극적인 대처에 여론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전통치료나, 기도를 권하는 정부의 대처가 크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태도를 보면, 조코위 정부는 코로나19보다 국유기업의 개혁에 더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실제로 국유기업의 부채규모는 최근 엄청난 속도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114개의 국유기업들은 인도네시아 안에서만 수백만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몇몇은 또 수백에 달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조코위 개인으로서도 2014년 이래 국유기업의 개혁 없이는 경제성장은 없다는 태도를 견지해오기도 했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시내 전경. (사진=AFP)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 당장의 개혁은 큰 혼란을 수반한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수많은 섬을 잇는 도로, 항만, 철도를 건설하는 ‘인프라 프로젝트’인데 이는 우리 돈으로만 약 43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연계성 향상은 장기적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수도를 보르네오 섬으로 이전하려는 그의 대선공약에도 필수적이다. OECD도 최근 이 점을 지적하며 “인도네시아에서의 기간 인프라의 중요성은 그 어떤 개발도상국보다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IPO 열풍은 인도네시아 경제에 활력이 될 수 있다. 민간부문을 성장시킬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GDP 대비 미진한 인도네시아 경제의 적정 시가총액을 끌어올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열풍도 생각보다 거세지 못하다는 점이 걸린다. 니케이에 따르면 1분기 내내 상장예비기업들이 끌어 모은 금액은 우리 돈으로 약 3000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태국의 서비스 기업인 EY이 공모한 금액의 10분의 1 남짓이다. 

조코위 정부가 우선순위 없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약간의 성과는 있었다고 자위할 수는 있다. 인프라가 다소 개선되었고, 세입도 늘었으며. 예산을 낭비하던 보조금 문제도 어느 정도 척결했다. 조코위 정부 집권 전후로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편한 순위’에서 기존 120위에서 73위로 뛰었으며, 부패인식지수에서도 107위에서 85위로 올랐다.

그러나 그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에는 여전히 미진했다. 노동법 개혁을 둘러싸고 아직까지 진척을 이루지 못한 점이 대표적이다. 토지와 에너지 분야에 대한 개혁을 대담히 추진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현지 언론들 역시 “보건 서비스 개선에 대한 무관심 역시 오늘날 코로나19를 맞아 야당으로 하여금 정부를 비판할 좋은 먹이 감을 던져주었다”고 평했다. 

조코위를 이해하는 데 블루수깐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사진=자카르타 시)
시장을 방문한 조코위 대통령. (사진=자카르타 시 웹사이트)

니케이는 “인도네시아가 코로나19를 탓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조코위 정부가 그간 약속을 지킨 적 없다는 이유에서다. 6년간 연 7% 성장은 그야말로 요원하다. 5%대의 금리 역시 2015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닥쳤으니 IMF는 올해 “인도네시아가 잘해야 0.5%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코로나19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실제로 코로나19는 현재까지 각 국가들이 보유한 잠재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들춰내는 역할을 맡았다. 인도네시아가 당면한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공기업과 주(州)정부의 방만한 부채관리 문제다. 

니케이는 “주정부가 잇따라 구제금융을 신청하거나, 채무 불이행으로 투자등급이 위험수준에 다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페럼 페럼 풀루마스(Perum Perum Pulumas)가 파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자카르타 시가 60%의 지분을 보유한 항공사 가루다 인도네시아도 현재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S&P글로벌도 자카르타의 등급 전망을 BBB로 하향 조정했는데, 정크보다 불과 두 단계 위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양면성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수렴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인니 경제의 취약성을 폭로함에 따라, 조코위는 제대로 된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인도네시아의 향후 IPO 일정을 망쳐버릴 것이라는 고언(苦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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