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B대전방송 뉴스 출연…로봇 관련 리포트 진행
-오준호 카이스트 연구팀의 산물 ’인간형 로봇’

휴보(HUBO)2가 14일 지역민방인 TJB대전방송의 저녁 8시 뉴스앵커로 깜짝 등장했다. (사진=카이스트)
휴보(HUBO)2가 14일 지역민방인 TJB대전방송의 저녁 8시 뉴스앵커로 깜짝 등장했다. (사진=TJB대전방송)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요즘 저 같은 로봇들이 대활약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특별히 ‘휴보’ 기자가 뉴스를 보도합니다.”

저녁 TV뉴스에 ‘로봇 앵커’가 등장했다. 바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KAIST) 오준호 교수팀이 만든 인간형 로봇 휴보(HUBO)2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휴보는 14일 지역민방인 TJB대전방송의 저녁 8시 뉴스앵커로 깜짝 등장했다. 

휴보는 대전·세종·충청 지역 민영방송 TJB 대전방송이 개국 25주년을 맞은 이날 간판 아나운서와 대화를 나눈 뒤 2개의 기사 리포트를 단독 진행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앵커로 나선 휴보는 코로나19을 계기로 언텍트(비대면) 사회로 변화하며 일상 속에 자리를 잡아가는 바리스타 로봇, 서빙 로봇, 수술 로봇 등과 국내 로봇 연구 현황을 소개했다.

휴보는 뉴스를 진행하는 동안 간단한 동작을 선보였다. 이는 웨어러블 장비로 원격 조정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휴보의 움직임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수트를 착용한 연구진이 카메라 뒤에서 동작을 취하면 스튜디오에 있는 휴보가 그대로 따라 하게 되는 방식이다.

자료는 기사와 무관함. (사진=셔터스톡)
자료는 기사와 무관함. (사진=셔터스톡)

◇쇳덩어리가 인간형 로봇으로

휴보는 2000년대 중반 오준호 카이스트 연구팀에 의해 제작됐다. 이후 연구팀은 휴보를 계속 업그레이드했다. 2005년 다양한 얼굴 표정과 더욱 복잡한 몸동작이 가능한 ‘알버트 휴보’를 개발했고, 2008년 시속 3.6㎞로 뛸 수 있고 몸을 흔들며 춤도 추는 ‘휴보2’를 개발했다. 

2015년에는 휴보2보다 키가 크고 성능이 강화된 ‘DRC-휴보’로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재난대응로봇 경연인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에 나가 세계 유수의 로봇 연구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우승 상금은 200만 달러(약 22억원)로 큰 화제를 모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DRC-휴보는 머리에 최신 카메라와 레이저 스캐너를 장착해 상황에 따라 적합한 행동을 판단하는 기능이 뛰어났다. 정강이와 발밑에 바퀴도 달았다. 두 발로 걷다가 무릎을 꿇으면 자동차처럼 바퀴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변신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이런 로봇을 구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은 두 가지다. 첫째는 팔, 다리, 바퀴 등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모빌리티(운동성)’ 기능이다. 둘째는 인간이 특정 작업을 입력 했을 때 스스로 판단해 작동하는 ‘오토노미(자율성)’ 기능이다. 

현재 오 교수팀은 휴머노이드 및 4족 보행 로봇뿐만 아니라, 휴보의 기술을 녹여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다양한 물체를 조작하고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로봇팔 형태의 협동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팀은 “협동로봇은 여러 산업 현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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