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사랑받는 ‘바나나맛 우유’

경기 남양주 빙그레 도농공장.
경기 남양주 빙그레 도농공장.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체감 경기 한파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얼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들은 잘 팔린다. 소비자들은 과자 한 개를 사도 트렌드‧콘셉트가 명확한 것을 구매한다. 물론 빅 히트 친 상품은 해외에서도 통한다. 예컨대 ‘초코파이’, ‘불닭볶음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동원참치’ 등은 기업에 있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에 본지는 히트 친 제품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의 청사진을 들여다보고, 우리 기업들이 나아가야할 비전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50년간 사랑받는 효자 브랜드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는 ‘바나나맛 우유’. 1974년 출시한 장수 제품으로 세월이 지나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빙그레의 대표 브랜드다. 지금까지 바나나맛 우유를 수출하면서 번 수익(매출)은 2000억원에 달한다. 이토록 바나나맛 우유가 50년 가까이 이 회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비결로는 시대적 상황이 거론된다. 

1970년대 초반, 바나나맛 우유의 탄생은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당시 정부는 우유 소비를 적극 장려하는 분위기였고, 흰 우유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는 이들을 위해 바나나맛 우유가 출시된 것. 특히 바나나는 흔한 요즘과는 달리 당시엔 고급 과일이었다.

무엇보다 빙그레는 특히 통통하고 배불뚝이 모양의 독특한 용기모양이 사랑받는 비결로 꼽는다. 이 모양이 일명 단지우유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빙그레의 마케팅 활동이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를 높였다. 테마형 카페 옐로우카페가 대표적인 사례다. 빙그레는 옐로우카페에 대해 바나나맛 우유 마케팅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자평했다. 그도 그럴것이 바나나맛 우유가 국내에서 워낙 유명한 브랜드였지만 10대~20대(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새로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다.

바나나맛우유 용기 변천사. (사진=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용기 변천사. (사진=빙그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친숙하게 할 방법으로 생각해 낸 테마형 카페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 2016년 3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개점한 옐로우카페는 특히 대박을 쳤다는 후문이다. 모든 카페 메뉴에 바나나맛 우유를 사용한 것에 대한 호응이 높았고 MD상품으로 준비했던 열쇠고리까지 인기를 끌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테마형 카페 성공을 위해 빙그레는 혁신적으로 연구했다. 이 회사 식품연구소 연구원들은 음료 메뉴 개발에 약 6개월간 공을 들였다. 빙그레는 옐로우카페 동대문점 성공을 시작으로 제주도에 더 큰 규모의 옐로우카페를 개점하기도 했다.

2017년 진행한 ‘마이스트로우 캠페인’도 업계에서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회자된다. 소비자들이 바나나맛 우유를 섭취할 때 스트로우(빨대)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나만이 갖고 싶은 스트로우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캠페인으로 내세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도 통했다. ‘마이스트로우’ 영상 5편의 누적 조회 수가 3000만 뷰를 넘어서고 ‘링거 스트로우’ 등 3종은 출시 일주일 만에 3만 개가 전량 판매됐다. 소비자들이 추가 생산과 판매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에 빙그레는 당초 ‘SOS 스트로우’ 출시 계획이 없었는데 관련 영상을 본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실제 제품으로 제작해 출시했다. 당시 스트로우 4종이 무려 10만여개가 판매됐다.

바나나맛 우유 공장. (사진=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공장. (사진=빙그레)

◇‘뉴트로’ 마케팅으로 취향저격

최근에는 ‘단지가 궁금해 시리즈’로 획기적인 마케팅 활동 3연타를 이어갔다. 단지가 궁금해 시리즈는 바나나맛우유에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 감성을 입혀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색다른 맛의 우유를 출시하는 제품이다.

첫 번째 제품 오디맛우유 출시에 이어 겨울 한정판으로 귤맛우유를, 작년에는 리치피치맛우유, 바닐라맛우유, 호박고구마맛 우유를 연달아 출시했다. 6번째 한정판 시리즈로 캔디바맛우유도 출시한 바 있다. 캔디바맛우유는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제품 캔디바의 상큼한 소다맛을 우유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가 집에서 직접 카페 메뉴를 만들어 먹는 홈카페 트렌드에 맞춰 출시한 제품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당 제품들은 온라인 SNS 상에서 구매 인증 게시물을 통해 많은 소비자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네 번째 한정판 제품인 바닐라맛우유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폭넓게 사랑을 받아 한정판에서 정규 제품으로 전환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나나맛우유는 이 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 평균 약 80만개씩 팔리며 1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그 비중은 중국이 56%, 미국 12%, 베트남 6%, 기타 26%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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