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vs 대우건설...반포3주구 수주 총력전
-대우 “리츠로 분양가 상한제 넘겠다” 호언장담
-김형 사장, “공약 지키겠다”며 조합원들 설득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반포3주구 재개발을 둘러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당초 우위가 예상되었던 삼성물산에 맞서 대우건설이 선전하는 모양새지만, 대우건설이 사업권을 확보하는 와중에 여러 ‘무리수’를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를 ‘리츠’로 돌파하려 한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총력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반포3주구는 9호선 구반포역이 코앞인데다 한강을 접하고 있어 사업성이 남다르다. 최근 업계의 명소로 자리잡은 아크로리버파크가 바로 옆이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에 비해 공사비는 비슷한 수준인데 반해 인지도에서는 확연히 밀린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니 조합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여러 방안들이 나온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을 대거 참여시키겠다는 설계 디자인이 한 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쇼핑몰 체인 레플즈시티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설계한 인력들이 7성 호텔급 외관과 조경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허위 광고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서울시가 이러한 휘황찬란한 설계를 승인해줄 리 없다는 비판도 있다. 싱가포르야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워낙 기발한 건축 디자인을 장려하고 있지만 지역 간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그야말로 무난한 수준에서의 설계를 권고해왔다. 

대우건설이 내놓은 반포3주구 ‘트릴리언트’ 설계안. (사진=대우건설)

◇ ‘리츠’ 둘러싼 꼼수 논란은 무엇?

하지만 진짜 논란은 따로 있다. 대우건설이 ‘리츠’를 이용해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려 한다는 꼼수다. 건설사들 입장에서야 재건축을 하고 나면 일반인들에게 분양을 함으로써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분양가에 상한제를 도입하면 사업 수익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일까. 대우건설은 일반 분양 대신 ‘리츠’라는 일종의 회사를 만들어, 미분양 물량을 몰아주는 방법을 택했다. 조합원들이 출자하고,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다. 그러면 리츠가 다른 세입자들에게 전세며 월세를 내주며 수익을 올린다. 분양 자체를 하지 않으니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갈 수 있는 셈이다. 법적으로 4년이 지나고 나면 그때부터는 일반 분양을 통해 종전처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경우도 역시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조합원들에게도 아주 매력적인 제안이다. 4년 동안 리츠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삼성물산에 맞설 수 있는 힘 역시 여기에서 나온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조합사무실을 찾은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 관계당국 “승인 안 날 것 같은데...왜?”

문제는 관계당국의 승인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실제 승인이 떨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복수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부동산 안정을 위해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선(先)임대 후(後)분양’ 방식으로 우회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서초구 신반포 3차 지구에서 비슷한 시도가 이루어졌지만 국토부와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도 있다. 

국토부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곧 시장에 전달하는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이번 건을 승인한다면 너도 나도 리츠를 통해 분양가 상한제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최악의 결과를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대우건설의 리츠 전략은 수익성을 대가로 조합원들에게 어필하려 했지만, 조합원들은 자칫 더 나은 대안을 잃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직접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공약은 꼭 지키겠다”고 말한 것도 결국 이 같은 우려를 달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금융기관의 자문을 여러 차례 거친 결과 내부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내렸다”며 “리츠 업계에서도 적극적인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리츠와 관련된 부분은 우리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며 “조합의 요청이 있을 시에 상황을 보아가며 인허가 변경을 통해 리츠에 현물 출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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