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인도 ‘생사’의 갈림길
죽느냐 사느냐, 인도 ‘생사’의 갈림길
  • 서은진 기자
  • 승인 2020.05.11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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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다운 완화’ 하루만에 코로나19 폭발
-이동제한 조치 장기화로 경제난 심각
지난달 14일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정부의 락다운 조치에 반발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정부의 락다운 조치에 반발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인도가 3월부터 시행해온 이동제한 조치(락다운)를 완화한지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해 현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개는 ‘굶어죽느니 바이러스가 대수냐’는 반응이다. 그만큼 경제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인도 정부는 4일 락다운 조치 일부를 완화했다. 이를 전후해 인도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가팔라졌지만, 영국 타임지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확산세를 코로나19 오판했다기보다는 락다운 장기화에 따른 경제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타임지는 이날 “일을 하지 않고서는 도시에서 살 수도 없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인도 빈민층이 매일 배식 줄을 서는 등 락다운 조치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에 생산 공장을 두거나 인도에 큰 규모의 수출을 해온 삼성전자·현대기아차 등 한국 기업도 인도 락다운 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인도 내수 판매는 ‘제로(0대)’에 그쳤다. 현지 기업들도 40일가량 거의 모든 활동이 멈춰 선 상태다.

이미 인도는 지난달 20일 농·축산업, 농촌 및 특별경제 지역 산업시설, 건설, 전기·배관공 등의 활동을 일부 허용한 바 있다. 전국적으로 봉쇄의 틀을 유지하며 감염 지역을 집중 관리하되 그 외 지역의 통제는 완화하는 전략이지만 계속되는 봉쇄로 경제가 ‘올스톱’되고 저소득층의 생활이 어려워지자 울며 겨자먹기로 봉쇄를 풀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례로 구자라트 주에서는 5주째 이어진 락다운 조치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구자라트 주의 아메다바드에서는 최근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경찰에게 돌을 던지는 등 충돌 사태가 빚어졌다. 인구 13억인 인도에서 이주 노동자 수는 1억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고향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이주노동자 가족. (사진=연합뉴스)

◇‘죽느냐 사느냐’ 생사의 갈림길

그러나 이미 세입이 말라붙었다는 점이 문제다. 인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 역시 축소됐다. 미국과 일본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수 조 달러 씩을 쏟아붓고 있는 반면, 인도 정부가 자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하고 있는 금액은 250억 달러에 불과하다. 수입보다 지출액이 더 커지면서 인도의 재정수지는 정부의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날 바르마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인도 중앙정부의 재정 적자는 GDP의 5.1%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추가 재정 지원으로 인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소날 연구원은 이어 “주 정부의 재정까지 합치면 전체 재정 적자는 GDP 대비 10%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가 신용등급 강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 지출을 제한하고 있는 법 체제도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가 경제 부양을 위해 이 법안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보고서 역시 “GDP 대비 정부부채 수준이 70% 수준을 넘으면 신용등급 재평가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가지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은 채권 발행이다. 인도는 위기 때마다 해외에 거주 중인 인도 국민들에게 채권을 발행해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방법마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코로나로 정신이 없는 것은 인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뭄바이 소재 퍼스트핸드은행도 “현재 인도의 금리가 충분히 높지 않다”며 루피 가치가 하락세인 점도 변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 채권 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최근 7개월 중 6달 동안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리고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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