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의 'POS-Mapper'를 통해 산출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현장. (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의 ‘POS-Mapper’를 통해 산출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현장. (사진=포스코건설)

[데일리비즈온 이은광 기자] 지도가 기술을 만나 현실과 같이 입체적으로 변해 일상으로 들어오며 더욱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실감나는 묘사와 입체감을 표현하는 3D 지도는 지형과 주변건물 정보를 기존 지도보다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주로 건설현장에 먼저 도입되는 중이다. 해외에서는 이 3D 지도 덕분에 목숨을 건진 사례도 있다.  

건설현장으로 들어온 3D 지도

포스코건설은 3D 디지털 지도를 사용하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업계최초로 개발해 전 건설 현장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POS-Mapper라고 명명된 이 앱을 이용하면 3D 디지털 지도를 통해 파악하고자 하는 공사구간의 거리, 면적, 부피 등을 간단히 산출할 수 있다. 현장의 날짜별 현장정보들을 담은 슬라이드를 중첩시킬 수 있어 공정 진행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고 변동사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각 현장에서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드론과 3D스캐너로 촬영이 가능하다. 기술연구소에서 현장에서 필요한 데이터로 바로 가공해 업로드 할 수 있어 전 현장에서 모바일, 태블릿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쉽게 활용 가능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3D 디지털 지도는 공사현장과 주변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해 시공오차와 공종간섭 등의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해 정확한 물량산출이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기술연구소에서 촬영, 데이터분석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때 4일간 소요되던 작업기간이 POS-Mapper 앱을 사용하면 2일내로 단축할 수 있고,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관계자는 “드론, 3D스캐너, GPR(지표투과레이더), 토공 자동화 시스템 등 스마트건설장비에서 취득한 고정밀 데이터를 3D 모델로 구축해 계획단계부터 설계, 시공, 유지보수 등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3차원 영상 모델로 변환해 활용하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3차원 영상 모델로 변환해 활용하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대림산업은 영화나 게임, 지도 제작, 제품 디자인 분양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포토그래메트리(Photogrammetry) 기술을 현장 측량에 도입해 사용 중이다.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겹치거나 합성해 3차원 입체영상으로 구현하는 기술로, 작은 사물에서부터 도시 단위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활용 가능한 기술로 영화 ‘스타워즈’와 ‘매트릭스’에서도 특수효과를 내기 위해 쓰인 기술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3차원 영상 모델로 변환해 활용하고 있으며, 측량, 공정관리, 토공 물량 확인, 안전 및 품질관리까지 다양하게 이용한다.

해당 기술은 20개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새로 착공한 대림산업의 모든 주택 현장으로 확대했다. 향후 토목 및 플랜트 현장에도 점진적으로 접목할 계획이다.

정양희 기술기획팀 팀장은 “아파트 단지 모형 및 준공 현장 등도 3차원 영상으로 변환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모든 건설기술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설계 검토나 신상품 개발은 물론 건축물 완공 후 유지 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올해 전국 3차원지도 시법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3월 공간정보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사업 중 하나가 전국의 지도를 3D로 제작하는 시범 사업이다.

(사진=국토교통부)
(사진=국토교통부)

기존 2차원으로 그려진 건물, 도로, 지형 등의 지도 원천데이터(도화성과)를 이용해  LOD 1(Level of Detail, 총 4단계) 수준의 3차원 지도를 제작한다. 

또한 수도권 25개시의 지하공간을 3D 통합지도로 만드는 것인데, 이 지도가 만들어지면 굴착공사 시 관로 등 지하서설물 파손 사고를 예방하고 재해‧재난 시 지하공간정보를 적기에 제공할 수 있다.

손우준 국토정보정책관은 “데이터경제와 첨단기술 등 사회경제 여건에 맞춰 공간정보 산업계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탐루엉 동굴을 수색 중인 태국 해군요원들(사진=연합뉴스)
탐루엉 동굴을 수색 중인 태국 해군요원들(사진=연합뉴스)

사람목숨 살린 3D 지도 

해외에서는 3D 지도 이용으로 구조활동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8년 태국에서 유소년 축구 팀이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구 탐루엉 동굴에 관광하러 방문했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 수위가 높아져 고립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 있었다. 동굴에는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갇혀 있었으나 결국 모두 구조됐다. 

홍콩 이코노믹 저널에 따르면 당시 구조 작업에는 지리 정보 시스템(GlS)과 3D 디지털 지도가 사용됐다. 처음 구조 작업 당시 태국 정부는 GIS 전문가를 초청해 축구팀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예측하기 위한 지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폭우가 계속되면서 수위가 급격히 상승했고, 지도를 만들기 위해 물 속에 잠긴 동굴을 탐사하는 다이버들의 목숨을 위협해 더 이상 지도를 만들 수 없게 됐다. 

이에 이전에 탐사를 통해 기록된 동굴 데이터를 수집하고 동굴 안팎의 수로와 각 수로의 치수를 시각화 한 3D 지도를 제작, 이를 활용해 구조 작업을 펼쳤다. 결국 9일간의 수색 끝에 구조팀은 유소년 축구팀을 구출해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