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체내 항산화 작용’ 원리 이용
-배터리 노화 막아줄 ‘전해질 첨가제’ 개발

리튬 이온 배터리. (사진=픽사베이)
리튬이온 배터리.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활성산소.’ 사전적 정의로는 동식물 체내세포들의 대사과정에서 생성될 뿐만 아니라 오존, 산화질소, 자외선과 흡연 등 외부의 환경오염에 의해서도 생성되는 산소화합물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노화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반면, 우리 몸에 침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유익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따라서 활성산소는 적당량이 있으면 세균이나 이물질로부터 몸을 지킨다.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효소인 항산화효소가 있어 활성산소의 무제한 증가를 막아준다.

이에 힌트를 얻은 국내 연구진은 ‘체내 항산화 작용’ 원리를 이용, 배터리 노화를 막아줄 물질을 개발해 화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최남순·송현곤·곽상규 교수팀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양극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와 배터리 내 부반응을 일으키는 물을 제거하는 ‘전해질 첨가제’를 최근 개발했다.

이 물질로 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용으로 도입한 전극 물질에서 활성산소가 나오면 배터리의 목표 수명을 달성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첨가제는 체내 항산화 효소처럼 배터리 내에 발생한 활성산소와 반응해 배터리 노화를 방지한다.

연구 관련 그림 (사진=UNIST)
연구 관련 그림. (사진=UNIST)

◇ ‘리튬리치 양극’ 활용…배터리 용량 키우기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전기차를 비롯,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을 키우기 위한 시도가 많다. 이에 따라 리튬이 대량 함유된 물질인 ‘리튬리치(Lithum-rich) 양극’을 이용해 배터리의 충·방전 반응 중에 활성산소를 이끌어낸다. 활성산소는 전해액을 분해하고 일산화탄소나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를 발생시켜 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줄이게 된다.

또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을 전해액 속에 소량 첨가하면 전해질 용매 대신 활성산소와 반응해 전해액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다. 전지 작동 초기에는 첨가제가 용매와 반응해 보호막을 만들기 때문에 양극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첨가제가 배터리 내의 수분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전해액은 전지에 부반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와 물을 제거할 뿐 아니라, 양극 표면에 보호막도 형성하는 ‘다기능성 전해질’”이라며 “리튬리치 양극뿐 아니라 다른 고용량 양극 소재에도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고용량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 질병 원인의 90% 이상이 활성산소이며, 노화의 원인설로 가장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활성산소이론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활성산소가 인체에 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활성산소 억제에 반발하는 학자들도 나오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생산설비. (사진=LG화학)
탄소나노튜브 생산설비. (사진=LG화학)

그런가하면 민간 기업에서도 배터리 부문 첨단소재를 키우기 위한 노력에 들어갔다. LG화학은 4월 27일 약 650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 탄소나노튜브 생산능력 연 1200톤 증설을 내년 1분기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설 후 LG화학의 탄소나노튜브 생산능력은 연 1700톤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와 열 전도율이 구리와 다아이몬드와 같으면서도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한다. 이에 차세대 신소재로 불린다. LG화학은 이번 증설을 통해 2차전지 양극 도전재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 도전재는 전기 및 전자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소재다. 2차전지 에 첨가제로 많이 쓰인다.

탄소나노튜브를 양극 도전재로 쓰면 기존 카본블랙과 비교해 전도도가 약 10% 이상 높아지게 된다. 이에 도전재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다. 남는 공간을 양극재로 채우면 리튬이온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 회사는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거래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2022년에는 추가 증설 가능성도 높다. LG화학은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업체로서 첨단소재 부문을 키워 더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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