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명신산업·세원 간 내부거래

현대차증권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투자증권)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증권사인 현대차투자증권이 내부거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 정황은 ‘캡티브 마켓’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짚어볼 수 있다.

캡티브 마켓이란 주로 계열사 간 내부시장을 뜻하는 용어다. 하나SK카드의 클럽SK카드가 SK텔레콤 통신료 할인이나 SK주유소 할인 등 SK그룹 내 계열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경우와 흡사하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와 연계한 각종 특판 상품으로 고객들을 유치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이런 점에서 캡티브 전략은 계열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룹 차원에서 해당 계열사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 고객도 끌어올 수 있는 효과가 있어서다. 반면 캡티브 마켓을 조성하기 어려운 기업이나 금융사는 상대적으로 핸디캡을 안고 있다. 여러모로 ‘일감 몰아주기’와도 유사한 측면이 많은 셈이다. 이에 캡티브 전략이 과도할 경우 시장의 공정 경쟁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현대차증권이 ‘캡티브전략’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23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전반적인 실적 흐름은 순항세다. 그러나 같은 날 현대차증권이 주관을 맡은 명신산업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자 이를 둘러싼 배경에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전통적으로 IPO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소위 ‘IPO 명가’라고 불리는 특정 대형증권사들이 예비 상장사들을 독식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다. 중소형 증권사에 속하는 현대차증권으로서는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자금력 및 노하우 측면에서 열세에 있는 게 현실이다.

명신산업의 주관 자체도 약 3년 만에 떨어진 IPO ‘일감’이었다. 이전까지는 2017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한 세원이 마지막이었다. 문제는 두 회사 모두가 자동차 부품사로서 현대차에 최대물량을 납품하는 등 그룹사와의 관계가 두텁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도 당시 “현대차증권이 현대차 덕에 ‘한 건’ 올렸다는 분위기”로 평한 바 있다. 그마저도 올해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명신산업의 상장 열기가 얼마나 달아오를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현대차증권이 그룹사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2018년 기준으로 현대차증권의 연금자산 9조9000억 원 중 9조8000억원이 내부 간 거래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증권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의 영향이 미반영된 것이다. 모회사의 지원 능력이 약화된다면 현대차증권의 장기 성장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본지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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