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은 맥도날드 홍보 동영상

맥도날드의 로고 사진. (사진=AP 연합뉴스)
맥도날드의 로고 사진. (사진=AP 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빠른 시간 내에 이슈를 부각해야 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브랜드 메이킹을 위해 뭐든지 동원한다. 그래서 도를 넘기도 한다. 

최근 한국맥도날드가 한 유튜버와 협의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바로 그 단적인 예다. ‘맥도날드 대표 바뀌고 일어난 역대급 변화’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송출된 지 한 달도 안돼 누적 클릭수 1만5000건을 넘어섰다.     

‘**너구리’라는 닉네임(글쓴이)이 올린 1분58초 분량의 이 영상은 내용을 언급하기조차 낯 뜨거운 수준이다. 한국맥도날드에 새로운 CEO가 들어오자마자 역대급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칭찬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자자하다는 것.

그러면서 2016년 한국맥도날드는 여성 CEO를 전격 선임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조주연 대표가 선임된 이후 ‘한국 맥도날드 창렬’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붙을 만큼 맥도날드의 이미지가 추락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가 선임된 지난 4년간 한 일에 대해서도 평가 절하했다. 일제히 한국맥도날드 메뉴 가격 인상과 가성비 안 나오는 메뉴는 폐지했고, 고객보다 회사만을 생각한 경영방침으로 원가는 낮추고 마진을 높이려는 전략이 너무 눈에 띄게 보였다며 조 대표를 깎아내렸다. 

그 결과 햄버거의 패티는 퍽퍽해지고 햄버거 빵인 번의 사이즈도 작아지고 버거마다 들어가는 소스도 단순한 케첩 또는 마요네즈로 바꿔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하게 됐다고도 소개했다.  

반면 조 대표의 돌연 사퇴로 발탁된 마르티네즈 총괄 디렉터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지난달부터 호주 남부지역 사업을 총괄한 그가 한국맥도날드 CEO로 선임된 이후 본사 햄버거 지침이 내려오면서 소비자들도 이 변화를 빠르게 체감하게 됐다는 것. 

일례로 모든 한국맥도날드의 햄버거 번을 마가린 함유량을 높여 고소하고 부드럽게 개선하며 고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고 자평했다. 영상에는 이 모든 게 새 수장의 덕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정식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이뤄낸 성과로는 말 그대로 역대급 변화다.

하지만 다소 성급한 면이 있고 아직 자화자찬하기는 이르다. 한국맥도날드는 조 대표 체제에 들어선 이후 1년 만에 ‘햄버거병’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이 사건은 잠잠하던 패스트푸드 안전성을 다시금 도마에 올렸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 후에도 오염된 패티의 존재를 은폐했다는 내부자 고발이 나오는 등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 일로 조 대표는 불명예 퇴진했다. 마르티네즈 총괄 디렉터가 향후 한국맥도날드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시장을 선도하던 과거의 위상을 돌려놓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영상의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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