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기술적 난제 극복, ITER 장치 조립 단계 돌입

국제핵융합실험로는 미래 청정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과학기술적으로 최종 실증하기 위한 초대형 국제협력 R&D 프로젝트이다. (사진=현대중공업에서 제작중인 진공용기 /  ITER 한국사업단 제공)
국제핵융합실험로는 미래 청정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과학기술적으로 최종 실증하기 위한 초대형 국제협력 R&D 프로젝트다.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데일리비즈온 이은광 기자]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국제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의 핵심품목인 ‘진공용기(Vacuum Vessel)’의 첫 번째 섹터(섹터 6번)가 국내에서 완성되어 ITER 건설지인 프랑스로 운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진공용기 최초 섹터의 완성은 핵융합(연) ITER 한국사업단과 현대중공업이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첫 번째 섹터를 완성하면서, ITER 건설이 본격 장치 조립 설치 단계에 들어서게 됨을 의미한다.

9개의 섹터로 나뉘어 제작되는 ITER 진공용기는 최종 조립 시 도넛 모양의 초대형 구조물로 높이 13.8m, 외경 19.4m, 총 무게 5000톤에 달한다. 그중 이번에 완성된 섹터 6번(11.3m, 폭 6.6m, 무게 400톤)은 진공용기 조립 설치의 기준점으로, 가장 먼저 설치된 후 다른 섹터들의 조립 설치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핵융합로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진공용기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진공 환경을 구현하는 그릇 역할을 한다. 또한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폐하는 방사선 1차 방호벽 역할과 블랑켓, 다이버터 등 핵융합로 주요 내벽 부품들을 정밀하게 고정하는 플랫폼의 역할도 수행한다.

진공용기 조립모습 (사진= ITER 한국사업단 제공)
진공용기 조립모습.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특히 진공용기는 3차원 형상을 갖는 특수 스테인레스 강 소재의 이중격벽 구조물로 완벽한 진공 상태 구현을 위해 제작 과정에서 최고의 기술적 난이도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한다. 총 1㎞에 달하는 60㎜ 두께의 특수 스테인레스 강을 용접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내벽 부품을 정밀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수 ㎜ 이하의 공차를 준수해야 하는 등 정밀한 성형과 용접 기술을 필요로 한다. 또한, 100% 정밀 비파괴검사가 요구되는 프랑스 원자력 안전규제 준수를 위해 주요 용접부를 완벽하게 검사할 수 있는 새로운 비파괴 검사기술이 개발 적용되기도 하였다.

진공용기 제작을 맡은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많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진공용기 섹터 6번의 제작을 계약 10년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첫 번째 섹터를 완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머지 3개 섹터도 적기에 조달하여 성공적인 ITER 건설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총 9개의 ITER 진공용기 섹터 중 4개 섹터는 현대중공업에서, 나머지 5개 섹터는 유럽연합(EU)에서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우리나라에서 조달을 책임지고 있는 2개 섹터 외에 EU에서 조달을 맡은 섹터 중 2개를 추가로 수주한 바 있다.

ITER 한국사업단 정기정 단장은 “이번 진공용기 6번 섹터의 성공적 완성은 뛰어난 기술 역량을 지닌 국내 산업체가 ITER 국제기구 및 한국사업단과 긴밀한 기술 협력을 통해 이루어낸 대표적인 거대과학기술 성공 사례”라며 “앞으로도 ITER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국내 산업체들과 함께 노력하여, 인류의 새로운 미래에너지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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