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째 행방묘연…‘감염설·사망설’ 난무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 (사진=트위터)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 (사진=트위터)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아프리카 카메룬의 폴 비야 대통령의 행방이 묘연하다. 37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잠적하자 ‘감염설·사망설’까지 돌고 있는 가운데 유럽으로 치료를 받으러 갔다는 가설도 나온다.

카메룬에서는 6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최근 누적 감염자 수는 550명에 달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한창 퍼지고 있던 11일 이후 비야 대통령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올해 83세의 고령으로, 현재 38년째 철권통치를 이어가고 있는 그를 대신해 조셉 디온 은쿠테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 대통령의 트위터에서는 그의 행방에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들이 넘쳐난다. 사망설도 진지하게 제기된다. 비야 대통령의 트위터에 달린 “대통령이 죽었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인가”라는 댓글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집권당 인사인 메싱가 은얌딩은 4일 “대통령은 현재 가족을 돌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은얌딩은 “곧 대통령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비야 대통령이 현재 국정을 원활히 돌볼 수 없는 상황임은 확실해 보인다. 이미 4일 카메룬의 한 유력일간지는 “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코로나19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지만, 명단에 비야 대통령만 빠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젠느아프리카는 이에 대해 “우리가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그는 수도에서 남쪽으로 180㎞ 떨어진 지방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야당도 공세에 나섰다. 야당 지도자인 모리스 캄토는 비야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것을 두고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범죄”라고 비판하면서 일주일 간의 최후 통첩을 보냈바 있다. 이에 캄토는 3일 “최후통첩이 만료됐다”며 임시 정부에 준하는 조직을 꾸려 물·전기 무료공급, 세금 감면 등 위기 대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비야 대통령은 유럽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는 가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는 실제로 종종 치료를 받으러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15년에는 유럽에 있으면서 군 장례식에 참석한 것처럼 조작한 사진을 내보내 논란이 된 바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정치 엘리트들은 의료 시스템이 선진화된 나라에서 치료를 받는 일이 드물지 않다. 싱가포르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숨진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소극적인 코로나19 대응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2년 전 영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5개월 간 자리를 비운 사실이 있다. 당장 콘스탄티노 치웬가 짐바브웨 부통령도 지난달 중국에서 가벼운 질병 치료를 받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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