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감시 레이더’ 이름 사내 공모  

한화시스템 HDA-5(아티잔).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HDA-5(아티잔). (사진=한화시스템)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K-방산’ 브랜드 시대에는 튀는 이름도 무기다. 호주 토종 독거미 이름을 딴 ‘레드백(Redback)’이 장갑차명이 되거나 힌디어로 천둥이자 인도 고대 신의 무기 이름이 ‘K9자주포(K9바지라)’라는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방산회사들이 무기브랜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해외 무기시장 후발주자인 국산업체로서 글로벌 수주전에서 눈에 띄기 위해서다. 해외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머리를 맞댄 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드론의 공습에 대비한 ‘드론 감시 레이더’ 프로젝트  

방산업체들이 신무기 브랜드를 내세워 해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내수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그중 한화시스템은 개발 중인 드론 감시용 레이더 브랜드명을 사내 공모로 정하기로 했다. 발주 기관이 아니라 사내에서 이런 기획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전세계적으로 누가 조종하는지 모르는 드론이 하늘을 장악하는 사태를 막으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현재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인 글로벌 안티 드론 산업 규모는 2025년 23억달러(약 2조58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낸다는 계획이다. 

드론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드론 감시 레이더’ 프로젝트도 시작됐다. 한화시스템은 군용 레이더에 비해 가볍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장소에 제한 없이 2인 1조로 운반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재 세계적 수준의 장비는 소형 드론 최대 탐지 거리가 2.5㎞ 정도이고, 레이더 패널 무게가 30㎏ 정도인데, 이를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한화시스템 연구소는 지난해 1차 시제품에 대한 통합 시험을 진행했다. 개발 작업이 마무리되면 가로 52㎝, 세로 60㎝ 크기의 패널 2개로 최대 전방 3㎞, 반경 200도 공간에서 움직이는 사과 크기 정도의 비행체를 탐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전자광학 및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퀀텀 아이(Quantum Eye)’와 연동하면 주간·야간, 날씨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주요 인사와 시설에 대한 드론 위협을 사전에 해결하기 위한 탐지 레이더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관으로 2021년까지 사업비 120억원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고해상도 주간·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돼 원거리 주야간 관측이 가능한 퀀텀 아이.
고해상도 주간·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돼 원거리 주야간 관측이 가능한 퀀텀 아이. (사진=한화시스템)

◇‘열화상 카메라’ 탄생비화…함정 전투체계 수출공략  

한화시스템은 지난해에도 성능을 개선한 열화상 카메라 브랜드명을 빼어난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퀀텀 아이’로 정했다. 사내 공모를 통해 새 이름을 갖게 된 퀀텀 아이는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이 주요 타깃이다.

특히 필리핀 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함정전투체계 및 감시정찰 시스템 분야 기술력과 사업 경험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 글로벌 방산전시회인 ‘아다스(ADAS)2018’에서 독립 전시관을 운영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수출 성과를 거둔 바 있는 함정전투체계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필리핀 해운이 운용 중인 3000톤급 호위함 3척 성능 개량을 위해 함정 전투체계를 공급하는 3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필리핀 해군 신형 2600톤급 호위함 탑재용 함정 전투체계 계약 이후 두 번째 대형 계약 수주다. 함정 전투체계는 인체의 두뇌와 같은 시스템으로 함정 탑재 무장과 센서, 각종 항해 보조장비 등과 연동해 효율적 임무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는 30년간 우리 해군의 주요 함정·잠수함에 탑재되고 있을 만큼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대한민국 해군 함정‧잠수함 등 80척에 전투체계를 성공적으로 공급해왔다. 실제 운용 간 파악된 새로운 작전요구사항을 보완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첨단 전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정보기술(IT) 기반 첨단 방산전자 솔루션 기업으로서 1978년 방위산업을 시작했으며, 2015년 한화그룹에 합류해 방산계열사와 함께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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