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 우려 해소되어야
-생산량 더 줄여야한다는 지적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유가는 현재까지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AFP)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역대급 감산에도 기름값이 내리는 희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을 4분의 1가량 줄이기로 합의했는데도 국제 석유 가격은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공급 감소분이 수요 감소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비(非)OPEC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가 12일(아제르바이잔 현지시간) 5~6월 하루 970만 배럴의 감산에 합의했다. 무엇보다 세계 1, 2위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하루 생산량의 4분의 1 정도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 당 0.35달러(1.5%) 하락한 22.41달러로 마감했다.

실제로 현재 유가는 4년 새 가장 낮은 가격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WTI)을 기준으로 2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 20년 새 최저 수준이다.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이미 시장에 풀린 원유 등이 쌓이면서 과잉 공급 상황을 쉽게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에드워드 모세 미국 씨티그룹 원자재 리서치 부문 대표 “감산의 실질적인 효과는 올해 하반기에 영향을 미쳐 유가를 배럴당 40달러선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달 하순까지는 원유 재고가 쌓이면서 유가가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산에 나서는 시점이 늦었다는 것이다.

감산 규모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원유수요가 하루 평균 3000만배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상황에서 하루 1000만배럴 감산으론 공급과잉 부담을 덜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의견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의 크리스 미즐리 분석가는 CNBC방송에서 “이번 감산 규모는 충분치 않다”며 “OPEC이 (감산에) 더 나아가지 않는 한, 유가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실질적인 감산 규모는 1000만 배럴이 아닌 700만 배럴로 보기도 한다. 컨설팅 회사인 에너지 어스펙트는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실제 감산 규모는 700만 배럴 가량으로 추산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향후 감산 규모는 더 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PEC+가 검토하는 감산 규모는 하루 1000만 배럴이 아니라 하루 2000만 배럴”이라고 언급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 역시 “5~6월 주요 산유국들의 전체 감산량이 하루 1500만~20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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