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분 제거해 식수 얻는 ‘해수담수화 기술’
-지하수에 의지한 섬마을 주민들에 낭보
-정부, 물 부족 섬나라에 이 기술 전수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가뭄이 잦아 물이 부족한 나라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물이 부족한 국가에서 어린아이들이 물을 구해 나서는 모습=픽사베이)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가뭄이 잦아 물이 부족한 나라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물이 부족한 국가에서 어린아이들이 물을 구해 나서는 모습=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최근 강화군 섬마을 일부 지역에 상수도가 설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간 이 지역은 부적합 물질이 검출되고 바닷물의 염분이 들어있는 지하수에 의지해왔으나 상수도사업본부의 해수담수화 기술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강화군 섬마을 일부 지역에 날아든 낭보

해수담수화란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식수를 얻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마실 물을 생수로 사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불안에 떨던 주민들이 마음 놓고 수돗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이 지역 주민 1300여 세대는 125억원 규모의 상수도관 매설이 완료된 혜택을 보게 됐다.

이처럼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식수를 얻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국내연구진으로부터 해수 담수화 기술에서 분리막이 오염되거나 젖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된 것. 해수담수화 기술 공정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센터 정성필, 이성헌 박사팀이 개발했다. 개발된 공정을 통해 탄산칼슘과 황산칼슘의 형성을 막을 수 있었다. 이는 분리막 오염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용되는 염화마그네슘이 무기물질이어서 짠기가 걸러지지 않는 막젖음 현상도 막을 수 있게 됐다.

해수담수화 공정에서 칼슘계 결정에 의한 막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스케일 방지제가 대표적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스케일 방지제를 사용할 경우 유기물인 스케일 방지제가 담수화 공정에 들어오는 물의 표면장력을 낮춰 막젖음 현상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화학적 연수화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이 과정에서 형성된 결정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규모 침전 공정을 추가로 거쳐야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연구진은 막증류 공정을 모니터링했고 탄산칼슘과 황산칼슘 결정이 분리막 표면에 형성되는 것이 막오염의 주 원인임을 발견했다. 탄산칼슘은 운전 초기부터 형성돼 분리막의 부분 막젖음을 유발하고 황산칼슘의 형성은 오염 물질이 붙어 막히는 현상을 발생시켜 운전 중단을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정성필 박사는 “분리막의 안정성이 확보돼 담수화 효율이 높아지고 분리막의 수명이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무기물 기반의 친환경 전처리가 막 증발 공정 뿐 아니라 다양한 해수담수화 공정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IST 연구원이 해수에 마그네슘을 투입해 분리막 오염을 제거하는 모습. (사진=KIST)
KIST 연구원이 해수에 마그네슘을 투입해 분리막 오염을 제거하는 모습. (사진=KIST)

◇물 부족 국가에 해수담수화 기술 전수

이 같은 기술을 섬나라에게 공급하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에 해수를 이용한 식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키리바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농사지을 토지 면적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잦은 가뭄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자체적으로 생산한 농산물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뉴질랜드와 호주 등으로부터 수입한 식량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키리바시 정부가 2017년 해수담수화 시설과 수경재배시스템 지원을 한국 정부에 요청하면서 해수부는 2018∼2019년 공적개발원조(ODA)로 수경재배시스템과 태양광 복합 담수화 시스템을 보급·설치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목적은 한국의 도움 없이도 키리바시가 앞으로 해당 시설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해수부는 특히 해수 담수화 시스템에 필요한 소모품을 자체 조달하는 사업과 위생적인 급수시설, 식수 보급에 필요한 물통과 수질분석기기 등의 물품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해수 담수화 시설을 관리하기 위한 교육도 이어갈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신재생 담수화 시스템으로 1인당 하루 약 3리터(ℓ)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3300명이 사용 가능한 양”이라면서 “키리바시 정부가 내년부터는 스스로 해수 담수화 시스템을 운영해 수경 재배와 식수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충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수담수화의 사전적 정의는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직접 사용하기 힘든 바닷물로부터 염분을 포함한 용해 물질을 제거하여 순도 높은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을 얻어내는 수처리 과정이다. 해수를 담수로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설비를 보통 해수 담수화 플랜트라고 한다. 담수화 설비는 지구상의 물 중 98%나 되는 해를 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염분을 제거하는 과정 등을 거치는 설비를 칭한다.

키리바시 해수 온도 차 발전 모식도.
키리바시 해수 온도 차 발전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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