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입장문에서 협업과 소통 강조하던 구현모 대표
-코로나 감염 우려 높은 현장 직원들의 대책 마련 회피
-고충 토로했던 직원 중징계 내린 전임 대표 황창규 씨

KT 광화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KT 광화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구현모 KT 신임 대표이사가 업무 시작부터 내홍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2부제 재택근무’ 방침이 화근(?)이었다.

현재 일부 현장직원들은 재택근무가 아닌 고객 대면 업무에 임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들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 게 제보자의 진언이다. 그런데 정작 구 대표가 정작 고충 여론은 외면하는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스포츠서울 등에 따르면 일부 현장직원들이 현장의 고충과 구체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담은 이메일을 구 대표에게 보냈다. 그것도 무려 4차례(2월 20일과 24일, 3월 3일과 5일)나. 그런데 이메일에 대한 회신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구 대표가 취임 전 소통 경영을 강조하더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겉과 속이 다른 경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본지는 KT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전화통화와 문자를 시도했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당초 구 대표는 취임 전부터 구설에 올랐다. 전임 대표인 황창규 씨와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뒷말이 나왔다. 최근 열린 KT 주주총회에서도 시작 전 일부 회사 직원들은 KT노동인권센터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 대표의 취임에 대해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될 수 없도록 정관 개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구현모 KT 신임 대표이사. (사진=KT)
구현모 KT 신임 대표이사. (사진=KT)

이에 구 대표는 취임 당시 “취임하기도 전부터 그만두라는 얘기를 듣는 사람은 제가 처음인 것 같다. 다만 지난 3개월 동안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직원들을 추스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구 대표는 취임 전인 2월 28일 전 직원에게 ‘우리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을 독려했다.

당시 그는 “임직원 여러분과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하자. 어려울 때일수록 KT의 일하는 방식인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정황상 취임 전과 후가 확실히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의 불통이 전임 대표인 황창규 씨와도 닮았다고 묘사한다. 실제로 2016년 KT의 한 직원이 황 씨에게 현장의 고충을 토로하는 이메일을 보냈을 당시 ‘CEO 에게 이메일을 보낸 행위’ 등으로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는 보도가 있다. 징계 사유는 CEO에게 항의성 내용증명 문건을 보내는 등 조직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한편, 구 대표는 현재 전임 황창규 씨와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어 있다. 황 씨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자사 대관부서 CR부문을 통해 제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약 4억 3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KT 이사회는 구 사장에게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고 구 사장은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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