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화상회의 전문기업 ‘줌’, 코로나19에 주가 급등
-투자자, 이름 비슷한 ‘줌 테크놀로지’에 투자 몰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중국 주식 거래 중단 선언

온라인 동영상 회의 프로그램 ‘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온라인 동영상 회의 프로그램 ‘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나스닥에 상장된 ‘줌’이란 이름을 가진 두 회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진짜 줌’과 중국 정보기술(IT)인 ‘줌 테크놀로지’ 업체. 이 두 종목 이름이 헷갈린다는 이유로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 진짜 줌과 유사 줌의 혼동

26일(현지시간) 유력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중국 사이버보안업체 줌 테크놀로지의 주식 거래를 4월 8일까지 중단시킨다. SEC는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 하는 가운데 주가가 오르고 있는 나스닥 상장사(진짜 줌)와 이 회사를 혼동하고 있다”며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어찌된 사연일까. 코로나19 사태로 자택 근무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며 온라인 회의가 늘어난다는 소식에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줌 주식으로 몰리기 시작했는데 어느 줌이 진짜 줌인지 ‘참줌’이고 ‘돌줌’인지 헷갈리는 투자자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진짜 줌은 최근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연초 대비 2배 넘게 주가가 뛰면서 시가총액이 403억 달러(48억원)를 넘어섰다. 진짜 줌 주가가 지난달에 비해 50% 오르는 사이, 중국 줌 주가는 한때 10배 수준으로 올랐다. 3달러짜리였던 주식이 금세 30달러짜리가 된 것. 이렇게 되면서 시가총액이 3130만 달러(670억원)까지 늘었다.

미 증시 투자자들은 보통 주식을 사고팔 때 ‘티커’라고 부르는 종목 이름을 쓰는데, 이 티커가 혼란을 배가시켰다. 중국 줌 티커는 ‘ZOOM’, 미국 줌은 ‘ZM’이다. 티커만 보고 잘못된 줌인 ‘ZㅁOOM’으로 몰려가는 투자자가 훨씬 많았다.

미국 온라인 화상회의 업체 줌 주가가 1일(현지시간) 41% 더 뛰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18일 뉴욕 나스닥 시장 상장(IPO) 당시 거래소에 내걸린 줌 IPO 광고
지난해 4월 18일 뉴욕 나스닥 시장 상장(IPO) 당시 거래소에 내걸린 줌 IPO 광고.

◇ 수혜주 효과로 주가 72% 폭등

이 효과로 지난해 4월 상장(IPO)해 4월 18일 첫 거래가 이뤄진 줌은 거래 첫날 주가가 장중 80%, 마감가 기준으로는 72% 폭등하며 62달러로 마감했다. 16개월만에 주가가 7배 넘게 폭등했다. 주가는 주로 올해 폭등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확대가 화상회의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줌이 수혜주로 부각된데 따른 것. 올해 주가 상승률은 569%, 약 6.7배에 달한다.

줌의 시가총액은 이제 한때 정보기술(IT)대명사였던 IBM을 웃돈다. 또 21년전인 1998년 설립된 전통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VM웨어 시총의 2배를 웃돈다.

미국 포천에 따르면 중국의 줌에 대해선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작은 IT 회사라는 정도 외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SEC는 중국 줌이 “우리는 바로 그 줌이 아니다”라고 공시만 제대로 했어도 거래 중단까진 막을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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