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의 ‘마이더스 손’, 도덕적으로 ‘마이너스 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진=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진=네이처리퍼블릭​)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정운호 게이트’로 유명한 그가 돌아왔다. 27일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운호 대표를 신규 이사로 선임한 후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유수 언론들이 앞다퉈 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이중 한 경제 종합지는 정 대표가 화장품 업계의 ‘마이더스 손’이라며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정 대표가 2003년 화장품 로드숍 ‘더페이스샵’을 설립한 뒤 2010년 LG생활건강에 매각해 1500억원의 수익을 본 장본인이라고 소개했다. 2010년부터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맡아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시키는 등 해외 사업을 키웠다고도 했다.

또한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에서 ‘정운호’로 검색하면 복귀 타진과 관련된 기사만 수십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의 언론 매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상황을 잘 대응할 적임자가 정 대표라는 점, 또 그를 적임자로 지목한 임직원과 주주들의 뜻이 반영된 점, 대주주로서 기업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점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퍼 날랐다.

하지만 정 대표는 도덕적으로는 ‘마이너스 손’이라 할만하다. 2015년부터 해외 원정도박 사건 논란을 시작으로 2016년엔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로 뉴스를 도배한 인물이다. 원정 도박, 법조계 비리 등의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3년 6월의 실형을 받고 2017년 12월 수감돼 지난해 12월 만기 출소했다.

그런 그가 출소한 지 3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해 재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끼쳐 수감 생활을 한 인물이 자숙의 시간 없이 ‘얼렁뚱땅’ 경영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정 대표가 옥중경영을 통해 회사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은 파다하다. 그는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 계열사 세계프라임과 오성씨엔씨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회사 측은 계열사를 정리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경영 복귀설을 일축한 바 있다. 

아울러 네이처리퍼블릭의 해외법인을 이용한 대규모 자금유출 의혹이 정 대표의 옥중경영과 무관하지 않다는 논란도 해소되지 않았다. 앞서 해외법인에 대해 2017년 24억7000만원, 2018년 86억5000만원을 손실 처리하는 식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의 국내자본이 역외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조세일보로부터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이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만약 수감 생활을 하던 정 대표가 경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새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 진위여부야 어쨌든 정 대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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