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전 회장·전창원 대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의 의결

빙그레 본사 전경. (사진=빙그레)
빙그레 본사 전경. (사진=빙그레)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최근 국민연금기금의 적극적 주주권행사로 재계는 긴장 상태에 있다. 이달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로서는 국민연금의 경영 개입과 지배구조 간섭에 따라 회사는 물론, 총수 일가의 경영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의 각기 다른 사정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오너 기업인, 사내이사 재선임 둘러싼 부당거래 의혹

빙그레의 정기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5일 열릴 빙그레 주총의 주요 안건은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과 전창원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임기 3년) 안이다. 국민연금은 빙그레의 지분 7.28%를 소유한 주요 주주다. 최근 신사업 부진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이 국민연금의 타깃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사내이사 재선임 안을 두고 국민연금의 적지않은 반대가 예상되고 있다. 

그도 그럴게 김 전 회장은 오너 기업인으로 빙그레 지분 3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근 임기가 끝난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는 것에 대한 외부 시각이 곱지 않다. 김 전 회장을 둘러싼 계열사 ‘제때’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도 주총에서 거론될 사안이다.

‘제때’는 김 전 회장의 세 자녀가 지분을 100% 소유한 냉장·냉동 운송 회사다. 이 회사는 1998년 빙그레에서 분리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 매출은 2014년 750억원에서 2018년 1745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빙그레의 일감이 345억원에서 516억원으로 늘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 (사진=연합뉴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오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 (사진=연합뉴스)

◇ 해고 노동자들과 갈등 빚던 오너가 회사 ‘제때’ 과거

그렇다면 논란의 ‘제때’는 어떤 회사일까. 과거 KNL물류로 불리던 이 회사는 2016년 사명이 변경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전 KNL물류 시절 위장도급과 부당해고 의혹 등으로 해고 노동자와 갈등을 빚었다. 당초 빙그레에 입사했던 근로자들이 자회사인 KNL물류와 하청업체로 점차 밀려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가 재하청을 추진하자 근로자들의 반발이 나온 것이다. 결과는 도급만료 형태의 해고였다.

해고자들은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등을 주장하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노동지청은 해고노동자들이 KNL물류 소속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은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오히려 노동지청의 판단이 법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은 회사의 주장과 다르게 하청업체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7년엔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김 전 회장의 차명주식도 발견됐다. 당시 빙그레 주식 29만4070주를 차명으로 갖고 있던 김 전 회장이 실명 전환했다. 이로 인해 김 전 회장에 대해 탈세 의혹이 불거졌고 도덕성 문제로 치명타를 입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사유에 대해 “국민연금 측에서 특별한 요청 사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빙그레 전창원 대표. (사진=빙그레)
빙그레 전창원 대표. (사진=빙그레)

◇ 전창원 대표, 초라한 성적…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

한편, 지난해 취임한 전창원 대표의 경영목표는 ‘사업모델 재창조 및 발굴’이었다. 이 같은 목표 아래 추진한 신사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가정간편식과 펫푸드는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전 대표의 매출 성적표는 초라했다.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472억원, 순이익 40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4%, 3% 하락한 수치다.

빙그레는 신사업뿐만 아니라 핵심사업인 빙과 매출에서도 난항을 겪었다. 이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고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에도 타격을 입혔다. 올해 1월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1월 17일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투자한 상장사 지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보유한 빙그레 주식 가치는 1년 동안 463억원에서 391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같은 기간 빙그레 보유주식을 0.8% 늘려 손해를 본 셈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11일 펴낸 보고서에서 “빙그레는 올해 1분기(1~3월)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면서도 “연간 이익 성장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빙그레는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작년 1분기보다 2.2% 증가한 181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6.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