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 만드는 ‘착한’ 연구팀

인공광합성 기술은 식물처럼 물과 햇빛,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엽록소(사진)가 촉매제 역할을 하여 수소와 산소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사진=픽사베이)
인공광합성 기술은 식물처럼 물과 햇빛,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엽록소(사진)가 촉매제 역할을 하여 수소와 산소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세계적으로 환경 오염이 큰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화학 연료로 만들거나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 과학계에서는 값이 싸고 효율이 높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CO2로 화학연료 만드는 새 인공광합성 기술 발견 

주인공은 바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키스트)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오형석, 이웅희 박사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청정에너지를 내뿜는 화학 원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9일 키스트는 연구팀이 산소 발생 전극의 귀금속 촉매를 줄일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귀금속 촉매는 값이 비싸 인공광합성 기술을 실용화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인공광합성은 식물처럼 물과 햇빛,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엽록소가 촉매제 역할을 하여 수소와 산소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원리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청정에너지 및 부가가치를 갖는 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기술이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선 식물의 엽록소 역할을 하는 촉매제의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 이에 효과적인 전기화학 촉매들이 연구되었는데 특히 이리듐 촉매는 안정적이면서도 성능이 좋아 최고의 산소 발생 촉매로써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이리듐은 매장량과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다. 따라서 최근 이리듐 사용량을 감소시키면서도 촉매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청정에너지를 내뿜는 화학 연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 (사진=키스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청정에너지를 내뿜는 화학 연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 (사진=키스트)

◇ 실시간 분석법 활용해 귀금속 촉매 제조기술 개발

이리듐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값이 저렴한 금속 물질을 사용하여 나노 크기의 이리듐 합금 촉매를 제조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키스트와 베를린 공대 공동 연구진은 이리듐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이리듐-코발트 합금 나노 입자를 제조해 코어로 활용했고 이리듐 산화물 껍질을 갖는 코어-쉘 구조의 나노 촉매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효과적인 촉매를 디자인하기 위해 다양한 실시간 분석법들을 활용했다. 실시간 X-선 흡수 분석법을 통해 코어-쉘 구조 촉매가 이리듐-산소 사이의 거리가 짧아 높은 성능을 보이는 구조임을 확인했다. 전해질에 용해되어 손실되는 촉매의 양이 적어 내구성이 높다는 것도 실시간 유도플라즈마 분석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들을 실제 촉매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얻었다. 향후 다양한 촉매 디자인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귀금속인 이리듐을 기존 촉매보다 20% 적게 사용하고도 31%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들은 수돗물을 사용한 장기 테스트에서도 수백 시간 이상 성능을 유지하여 높은 내구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발된 촉매를 실제 이산화탄소 전환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가 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것이 주목된다. 기존 이리듐 산화물 촉매를 사용했을 때와 같은 전압으로도 화합물을 두 배 이상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형석 키스트 박사는 “이리듐-코발트 합금 코어와 이리듐 산화물 쉘을 갖는 코어-쉘 나노 촉매를 통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시스템의 문제인 산소 발생 반응의 성능과 내구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라면서 “본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시스템의 실용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은 물론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시스템 및 다양한 전해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물 분해용 수소 촉매의 합성 모식도.(사진=유니스트)
물 분해용 수소 촉매의 합성 모식도. (사진=유니스트)

◇ 루테늄 유기체 기반 촉매 합성 및 평가법 개발

앞서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에서는 수소를 값싸게 생산하는 고효율 촉매를 만들었다.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인데 주로 화석 연료를 원료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한계가 있었다.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과정은 비싼 촉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백종범 유니스트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루테늄(Ru)과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를 결합, 물 분해용 수소 촉매 ‘Ru@MWCNT’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촉매의 성능 평가도 성공했다. 수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을 막기 위해 물을 전기로 분해해 얻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비싼 촉매(백금)이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금속 유기체 촉매보다 우수한 전기화학적 특성을 보였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존의 촉매 중과전압이 가장 낮았고 물의 산성과 염기도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팀은 개발한 촉매 성능 평가를 위해 기존 과전압 측정이 아닌 ‘물 분해 시스템’ 전극으로 만들어 평가해봤다. 이 결과 같은 조건에서 상용화된 백금 촉매보다 15.6% 많은 수소를 생산했다는 설명이다. 촉매 효율을 나타내는 ‘패러데이 효율’도 백금 촉매(85.9%)보다 높은 92.2%를 기록했다.

백종범 교수는 “수소 촉매 연구는 주로 촉매 자체 평가에 집중돼 있었다. 그간 실제 물 분해 시스템에서 평가하기 위한 연구는 미흡했던 실정”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실제 적용했을 때 성능까지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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