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졌다.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나눠주기로 결정한 것. 현지시간으로 17일 CNN등 유력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인에게 즉시 1인당 1000달러를 지급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 경기부양 목적으로 현금 살포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인에게 즉시 수표를 발송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로이터는 성인 1인당 지급 금액은 우리 돈으로 약 125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지급 규모에 대해 “실제로는 조금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만장자 등에게는 굳이 이 같은 지원이 필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소득에 따른 차별적 지급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수표는 향후 2주 안에 지급될 것”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사람들을 집에 머물게 하고 각 사업장을 강제 폐쇄하는 등 전례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주는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노동자는 수입이 없어 곤란을 겪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회상

사실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나눠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이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현금을 살포한 적이 잇다. 버냉키 의장이 당시 ‘헬리콥터 벤’이라 불린 이유도 이와 같다. 

당시 버냉키 의장은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국민에게 직접 돈을 주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당시를 언급하며 “다시 한 번 헬리콥터를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당 정책의 당위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크게 가야한다”며 “훨씬 더 빠른 방법(현금살포)이 최적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금 살포안’은 학계의 전반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회에서도 당초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과 셰로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 등이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