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을 부모처럼 섬기는 김해자 여사
-김영덕 대장과 대전역 떡 봉사 1년째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사)한나본 대전역 봉사대장 김영덕이 승용차에 수백 개의 떡을 싣고 대전역에 도착하면, 다리가 불편한 또다른 장애인 한 명이 그를 기다린다. 김용우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김영덕은 목발 2개를 짚고, 김용우는 목발 1개를 짚는다.

“목발 3개가 만나 일을 꾸몄다”고 할 만큼 세상 일을 초월한 것 같은 두 사람이다. 김용우는 원인도 없이 병명도 모르는 채 8년 전 부터 그냥 다리가 마비됐다. 

김용우는 특히 노래를 구성지게 잘 부른다. 토요일이면 되도록 빠지지 않고 김용우는 대전역 윙바디 트럭에 와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러준다.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자살하지 마세요.”라고 권유하면서. 온 정성을 다해 부르는 김용우의 노래는 듣는 분들에게 큰 위로를 준다. 

다리가 불편해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김용우,
다리가 불편해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김용우(오른쪽)

김용우는  "내가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면서 온 정성을 다해 노래를 불러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떡 나눔 행사에 빠지지 않은 자원봉사자로는 역시 60대 중반의 김해자 여사가 있다. 춤추기를 좋아하는 김해자 여사는 음악을 틀어놓고 날랜 몸놀림으로 즉석에서 흥겨운 춤과 노래로 어르신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본인도 적지 않은 나이지만, 대전역에 모인 분들은 80세가 넘은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절반 이상이다. 

김해자 여사는 “나는 어른들을 원래 좋아한다. 황혼길에 들어서 자식들은 다 나가고 빈 둥지에 외롭게 있는 어르신들 모습이 내 모습인 것 같다.”고 말한다.
 

떡 나눔 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
떡 나눔 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

떡을 나눠주고 마이크를 잡으면 “어르신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인사하는 태도와 목소리를 들으면, 그녀가 얼마나 어르신들을 공경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어르신을 도울 때는 간이라고 빼주려는 심정으로 한다”는 말이 곧이 들리는 이유이다. 

대전역 봉사에 자주 참가하는 봉사자 중 김춘희 여사는 가장 나이가 많지만, 타고 난 건강한 체질이다 보니 대전역에 계신 분들에게 정성스럽게 떡을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역시 60세를 넘긴 김민경, 김난희 등 인생의 온갖 풍파를 수없이 넘긴 젊은 할머니들은 시간이 날 때 마다 대전역으로 달려나와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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