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진앙’인 두산중공업·두산밥캣 경영정상화…과감한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 결과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두산그룹이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계열사와 자산매각을 통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는 대폭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력계열사의 영업실적도 점차 호전되고 있어 당분간 그룹이 유동성부족으로 흔들리는 없을 전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몇 해 전 두산건설 등 주력계열사의 대규모 적자로 두산그룹이 무너지고 말수도 있다는 유동성위기가 가시화됐으나 그룹이 그동안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몸집 줄이기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우량회사도 과감하게 정리는 자구계획을 실천해온데 힘입어 현재는 그룹에서 유동성위기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룹의 유동성비상은 두산중공업에서 시작됐다. 이 두산중공업이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 기업 간 벌어진 저가 수주 등 출혈 경쟁 심화에 따른 두산중공업의 적자경영은 그룹전반의 돈가뭄 심화를 불렀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추세를 보였다.

한동안 20조원을 상회하던 두산중공업의 매출(연결기준)은 2013년 19조원, 2014년 18조원, 지난해에는 16조원까지 주저앉았다. 영업이익은 2013년 1조원을 육박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6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재무구조 악화로 당장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회사 내부에서는 6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약 2000억 원을 갚아야 하는데 이를 조달할 길이 막막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강력한 군살빼기로 다시 회생의 실마리를 잡았다. 그동안 명예퇴직 등으로 직원 수를 8428명 선에서 649명(7.7%)을 줄였다.

일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경영정상화를 가속화시켰다. 두산중공업 측은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연결기준)약 26조6000억 원과는 별도로 올해만 약 11조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를 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어 연말에 전체 수주잔고는 예년에 비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이 같은 수주호조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지난해 수준인 16조1700억 원을 예상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1조1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일각에서는 두산 측이 영업실적에서 너무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감은 전년 수준인데 원가구조가 하루아침에 어떻게 바뀌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데 동의 할 수 없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업계관계자들은 “두산그룹의 수익이 급증해 더 이상의 유동성위기는 없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급증세로 돌아선 영업이익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두산건설과 밥캣의 경영도 정상궤도에 진입해 그룹의 유동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지 않다. 지난 2013년 그룹이 유상증자로 1조원을 지원한데 힘입어 두산건설은 2013년 6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고 이듬해에는 흑자폭을 1384억원으로 늘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밥캣 인수 후 경영악화는 그룹 유동성에 큰 부담이 돼 그룹전체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인수자금 5조 원 중 90%를 대출로 조달한 두산밥캣은 금융비용부담으로 허리가 휠 정도였다. 더구나 인수 직후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며 그 해와 이듬해까지 2년간 1조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추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두산밥켓은 그동안의 천덕꾸러기에서 이제는 어엿한 효자로 거듭났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4조408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3856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그룹은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회사와 사업부문, 투자 등을 과감히 처분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그룹 전반에 불어 닥친 재무위기를 타개해 나가고 있다.

두산그룹은 올해 초 한국항공우주산업(KAI) 487만주 전량을 해외투자자에게 3046억 원에 매각했다. 이어 72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알짜 사업인 공작기계부문을 지난 3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1조1300억 원을 받고 팔았다. 지난 달 말에는 DIP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방산업체 두산DST 지분 51%를 한화테크윈에 3588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두산그룹은 이제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났다. 주력계열사들의 영업실적이 개선되는 한 당분간 유동성문제로 그룹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급변할지 모르는 대외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유동성문제의 재발여부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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