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IoT 기기 주목받자 맞춤형 배터리 연구 활발
-자유롭게 탈부착 가능한 스티커형 이차전지 개발
-유연한 디자인 가진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 가능

유니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수퍼커패시터 (사진=유니스트)
유니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수퍼커패시터 (사진=유니스트)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수년 전부터 생활과 밀접한 전자기기에 웨어러블, 초소형, 사물인터넷(IoT)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IoT는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에 인터넷을 결합해 사용자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제품을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홈’ 기술에 쓰인다. 이 기술에 대해 과학계의 연구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지문 폭만큼 작은 크기의 전원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 소형 전자기기 수요 높아지자 초소형 에너지 공급 장치 등장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팀은 전자부품들과 일체화시킬 수 있는 칩 형태의 초소형 수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 그간 많이 사용되어 온 리튬이차전지는 리튬이온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충전·방전하는 반면 수퍼커패시터는 탄소소재의 활성탄에 전자가 붙고 떨어지는 현상을 이용해 충전·방전하는 방식이다.

수퍼커패시터는 리튬이차전지와 대비해 충전량은 적지만 순간적으로 고출력을 낼 수 있으며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크기도 초소형화할 수 있어 IoT 기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하면 전원 일체형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로 인해 전자부품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 전자부품과 수퍼커패시터의 결합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잉크젯 프린팅 기술처럼 전극 물질과 전해질을 잉크처럼 부품 위에 찍어 내면서 정전기적 힘으로 잉크가 번지는 현상을 줄여 정밀도를 높이는 ‘전기수력학 제트 프린팅’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로 동전보다 작은 가로·세로 각각 0.8㎝ 크기의 칩 위에 전지 36개를 올리고 직렬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또 고열에서도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즉 실제 전자부품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발열에도 견딜 수 있다는 뜻이다. 

이상영 유니스트 교수는 “IC칩 처럼 좁은 기판 위에 전지를 고밀도 집적할 수 있어 공간제약 없이 전지 성능을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직렬뿐만 아니라 병렬로도 연결할 수 있어 소형기기에 맞춤형으로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연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응용할 수 있는 스티커형 수퍼커패시터 (사진=한기연)
유연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응용할 수 있는 스티커형 수퍼커패시터. (사진=한기연)

◇ 웨어러블·IoT 가전에 쓰일 스티커형 수퍼커패시티 기술 화제

앞서 국내 연구진이 어떤 곳이든 자유롭게 붙였다 뗄 수 있는 ‘스티커형 이차전지’ 기술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기연) 분리변환소재연구실 윤하나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김영진 교수,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승철 교수와 함께 ‘고팽창 그래핀 전극 기반의 자유로운 탈부착이 가능한 스티커형 마이크로 수퍼커패시터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배터리 형태는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구조를 지녀 에너지 저장용량을 집적화하기에 한계를 보였다. 실제 최신 웨어러블 기기나 높은 집적화가 필요한 초소형 기기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에너지저장소자로 리튬박막전지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튬박막전지는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필름 형태로 집적시킨 리튬전지로, 리튬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수명이 낮다는 단점을 노출했다. 

이에 연구진은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마이크로 수퍼커패시터에 주목했다. 기존 수퍼커패시터는 높은 출력 밀도(리튬이온 전지의 약 10배)와 안정성, 충·방전 효율, 반영구적이며 급속 충전 등의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지 않아서 상용화되기 어려웠다.

이와 달리 마이크로 수퍼커패시터는 리튬박막전지와 대비해 높은 출력 특성을 보인다. 또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리튬박막전지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개발한 스티커 형태의 마이크로 수퍼커패시터는 극초단 레이저 공정 기술을 응용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한 구조적 유연성을 가진다. 또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탈·부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스티커형 마이크로 수퍼커패시터의 표면에 도파민이라는 레독스 활성화 분자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리튬박막전지 수준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가지면서도 부피당 출력 밀도는 13배 이상 높은 우수한 성능의 스티커형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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