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반도우스키, 영업비밀 유출로 2000억원 벌금폭탄

앤서니 레반도우스키. (사진=위키피디아)
앤서니 레반도우스키. (사진=위키피디아)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구글에서 우버로 옮겼던 스타 개발자 앤서니 레반도우스키가 거액의 벌금 폭탄을 맞았다. 자율주행차 기술 유출 혐의가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은 현지시간으로 4일 구글 개발자 출신으로 우버에 합류했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에게 부과된 1억7900만 달러(2118억원)의 벌금을 최종 승인했다. 판결 직후 레반도우스키는 곧바로 파산 신청을 했다. 레반도우스키는 자산이 5000만~1억 달러 수준인 반면 부채는 1억~5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구글에 따르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레반도우스키는 실제로도 자타공인 자율주행 분야 전문가 중 하나에 속했다. 과거 구글 자회사 웨이모에서 근무 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연봉을 제시하며 수많은 회사들이 리쿠르팅 전쟁을 벌였을 정도로 업계에서는 유명 인물에 속했다. 

그의 선택은 ‘창업’인 듯 했다. 2016년 웨이모를 퇴사한 뒤 ‘오토’란 회사를 설립했다. 오토는 자율주행 트럭 전문회사였다. 그러나 곧바로 레반도우스키는 이 회사를 우버에 6억8000만 달러(7500억원)에 매각했다. 그리고 자신도 우버에 합류해 자율주행차 사업에 합류했다. 

구글-우버 기술유출 분쟁의 중심에 섰던 전 구글 직원. (사진=트위터 캡처)
구글-우버 기술유출 분쟁의 중심에 섰던 전 구글 직원. (사진=트위터 캡처)

◇ 우버로 이직하며 ‘기술 도둑질’

그러자 구글이 돌연 우버에 소송을 걸었다. 레반도우스키가 퇴사 당시 웨이모의 기밀문서 1만4000개를 유출했다는 혐의다. 이 기밀문서들에는 구글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기술 등이 대거 담겨있었다. 더군다나 당시 레반도우스키와 우버 측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공개되었는데, 우버 측이 마치 기밀문서 유출 등을 독려하는 듯한 표현이 포함되었기에 파장이 컸다. 이는 곧 소송의 주요 쟁점이 되었다.

이에 우버가 먼저 꼬리를 내렸다. 선고가 내려지기 전 웨이모에게 2억4500만 달러를 지불하면서 구글이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구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레반도우스키에게 중재 재판을 신청하면서 사건은 구글과 레반도우스키 개인의 대결로 좁혀졌다.

중재는 법률적 분쟁을 법원 대신 전문성을 가진 중재인의 판정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 경우 3심에 의한 판결이 적용되지 않는다. 중재인들이 여기에서 레반도우스키에게 1억79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이 이를 인정했다. 선고 직후 구글은 “극비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짧은 소감을 남겼다. 

그러나 레반도우스키의 수난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듯하다. 캘리포니아 주 연방검사들이 지난해 8월 그를 영업비밀 절도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이다. 레반도우스키가 웨이모에 재직할 때부터 우버의 자율주행차 사업을 돕고 있었다는 혐의에서다. 업계는 유죄 혐의가 인정될 경우 레반도우스키는 10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살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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