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경선서 화려한 화려한 부활
-버니 샌더스 후보와 양자대결서 한 발짝 앞서

조 바이든 후보와 그의 아내 질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되는 미국에서도 올해 대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민주당 경선의 열기만은 누그러뜨릴 수 없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후보가 초반의 위기를 완연히 극복해나가며 경선 레이스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일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최대 분기점이었던 ‘슈퍼 화요일’에서 사실상의 승자로 등극하며 ‘바이든 대세론’을 입증하고 있다. 이날에만 1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벌어졌는데 바이든 후보가 10개 주를 석권하며 레이스의 선두로 치고나갔다. 경선 초반 맹렬한 기세를 올리던 버니 샌더스 후보는 4개 주에서 승리하며 체면을 지켰다.

샌더스 후보 역시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415명)와 홈그라운드인 버몬트, 콜로라도·유타 등 4곳에서 승리했다. 샌더스는 라틴계와 백인,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바이든은 흑인 유권자의 표를 쓸어담은 것이 승리의 1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야말로 바이든의 기사회생이다. 초반 아이오와에서 4위, 뉴햄프셔에서 5위에 그치는 등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승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뒤 3일 이 같은 성과를 거두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바이든 역시 이 날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살아 돌아왔습니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것이며 하원에 이어 상원도 다시 차지할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마련된 민주당 경선 투표소 전경. (사진=AFP)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마련된 민주당 경선 투표소 전경. (사진=AFP)

바이든의 선전 비결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인 ‘흑인 민심’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들의 지지에는 과거 바이든이 오바마 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낸 경력이 바탕이 되었다. 최근 흑인 정치인들이 잇따라 바이든 지지를 표명한 점도 ‘대세론’에 영향을 주었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바라는 표심도 어느정도 작동했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흑인, 장년층, 도시 중산층 유권자들은 트럼프 정부에 동의하지는 않음에도, 그렇다고 또 급격한 사회변화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다. 이들에게 정치계의 이단아이자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는 샌더스 같은 후보는 너무도 부담스러운 선택지다.

실제로도 ‘반(反) 샌더스’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샌더스로는 아무래도 트럼프에 맞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샌더스로는 중도층 표심을 모을 수 없다는 분석에 모두의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에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이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이 바이든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역시 ‘슈퍼 화요일’ 직후 성명을 내고 경선에서 하차했다. 트럼프를 꺾기 위한 최선의 후보는 바이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이 초반의 부진을 딛고 ‘화려한 부활’에는 성공했지만 갈 길은 멀다. 토머스 슈워츠 밴더빌트대 정치학 교수는 “민주당원 과반수가 누가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믿느냐가 결정적 요인이기 때문에 바이든에게 약간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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