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자동 결제 시스템과 접목돼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아
-커피 주문, 선별 진료소, 민원 센터, 은행 환전 등 적재적소에 활용돼

사진은 기사와 무관. (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출처=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지나가면서 쇼핑을 하는 방식을 일컫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DT)’ 방식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차에 탄 채로 운전자가 말로 주문을 하는 것을 넘어 기계로 주문, 결제까지 진행하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DT’가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어 화제다.

◇ 정부, 감염증 확산에 ‘DT’ 선별진료소 도입

지난달 말부터 보건당국은 세종시의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를 ‘DT’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선별진료소까지 차를 몰고 온 운전자가 내리지 않고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접수부터 검체 체취까지의 검사 과정이 단 10분 안에 가능해졌다. 진료실을 소독하는 시간도 줄었다.

그간 선별진료소 내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감염 위험도가 높아졌지만 ‘DT’ 방식 도입으로 감염 우려도 덜었다. 세종시에 이어 경기도 고양시도 덕양구 주교동에 위치한 공용주차장에 ‘DT’ 선별진료소(‘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선별진료소에 ‘DT’를 도입한 사례는 외신에서도 주목했다. 영국 BBC 한국특파원은 자신의 SNS에 “한국 대구에 있는 의사들이 보내준 사진”이라며 “DT 방식의 새로운 검사 시설이다. 현명한 아이디어를 재빨리 적용했다”는 내용과 관련 사진을 올렸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 중인 커피숍. (사진=채널CJ)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 중인 커피숍. (사진=채널CJ)

◇ ‘DT’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 접목한 별다방

서점이나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던 ‘DT’ 방식을 진료에 활용했다는 것 자체로 4차산업을 뜻하는 융합에 걸맞다. 최근엔 IT 기술이 ‘DT’와 접목돼 한층 더 편리해졌다. 편리함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스타벅스)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DT’ 매장을 방문해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하는 건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2%나 증가했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가 등록한 차량 정보와 연동해 결제 수단 제시 없이 사전에 등록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결제 되는 시스템(My DT Pass)을 통한 주문 건수도 30% 증가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 드라이브 스루 전체 차량 주문 중 My DT Pass를 통한 주문 비중은 약 40%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DT’ 도입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련 업계와의 협업으로 인한 결과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 ‘DT’ 이용 고객의 모바일 앱 주문 서비스(사이렌) 주문 반경을 2㎞에서 6㎞로 확대하는 등 기술 개선 조치를 했다. 또 2018년 4월 삼성전자 빅스비, 2018년 6월 SK 텔레콤의 T맵 연동 등을 통한 음성 주문 서비스도 시행해 ‘DT’에 일찍부터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다.

스타벅스처럼 ‘DT’ 방식을 잘 활용하는 맥도날드 또한 결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움직였다. 최근 맥도날드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3억 달러(약 3500억원)에 인수하고 차량인식 결제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감행했다.

광주시청에서 DT 서비스를 도입한 모습. (사진=광주시청)
광주시청에서 DT 서비스를 도입한 모습. (사진=광주시청)

◇ 차에서 자동결제·본인 인증까지 ‘원스톱’

행정처리에도 ‘DT’가 도입됐다. 광주광역시는 2015년 12월부터 첨단2동 주민센터에 ‘DT’ 민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본인 확인 절차를 통해 각종 등본, 인감증명서 등 수십 종의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후 다른 지역들도 ‘DT’를 도입해 운영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에도 활용된다. 우리은행은 최근 신세계면세점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DT 환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모바일로 환전을 신청한 고객이 차량을 이용해 드라이브 스루 환전소에 방문하면 차량번호 인식, QR코드, 생체인식 등을 통해 본인인증을 거친 뒤 외화 수령이 가능한 서비스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돼 서비스가 구상됐다.

편의점도 ’DT’ 흐름을 읽었다. GS25는 2017년, 평균 30000대 이상의 차량이 지나가는 창원터널 초입에 위치한 GS25 창원불모산점을 ‘DT’ 점포로 오픈했다. 당시 GS25는 빠른 계산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물품을 원두커피인 카페25, 얼음 컵 음료, 생수 등으로 한정했다.

자동차 제조기업 또한 자동 결제 시스템 등을 차량에 적용해 ‘DT’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접목했다. 현대차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주유소, 주차장 등에서 결제할 때 지갑 속 결제수단을 찾을 필요 없이 차량에 있는 화면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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