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中 CATL 제치고 2위…삼성SDI 4위

LG화학 배터리공장에서 직원들이 배터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화학 배터리공장에서 직원들이 배터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한국 전기차 배터리의 글로벌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 국내 3사 점유율, 최초로 30% 돌파

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일본 파나소닉(점유율 27.6%)이 1위로 올라선 가운데 LG화학(22.9%)이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5.1%)와 SK이노베이션(2.8%)은 각각 4위와 7위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국내 3사의 점유율도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지난해 1월 14.2%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경쟁사인 중국 업체들의 순위는 대부분 하락했다. 중국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수요가 6.2% 하락한 탓이다. 작년 기준으로 1위를 고수하던 중국의 CATL도 3위로 미끌어졌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파나소닉과 LG화학이다. 파나소닉은 현재 테슬라와 협업하고 있는데, 현재 테슬라의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배터리 공급량을 1년 사이 두 배 넘게 늘렸다. LG화학 역시 올해 1월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삼성SDI도 4위로 올랐다. 사용량은 0.4GWh로 같은 기간 22.7%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증가해 순위가 기존 12위에서 7위로 크게 뛰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는 “LG화학은 주로 르노 조에와 아우디 e-트론, 삼성SDI는 BMW 330e와 폭스바겐 파사트 GTE, SK이노베이션은 니로 EV와 쏘울 부스터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SDI)

◇ 전기차 판매 효과 본 배터리 기업

아울러 해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있다. 작년까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중국.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의 보조금 감축으로 중국이 주춤한 사이 유럽연합(EU)이 과감한 친환경 정책을 펴면서 시장 규모가 역전됐다. 전기차 시장 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41만 대로 중국(38만 대)을 제쳤다.

이 시장의 한국의 ‘텃밭’이다. 중국 내수 시장에 의존하는 CATL과 달리 LG화학은 유럽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삼성SDI도 BMW와 폭스바겐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집중하느라 유럽시장에 소홀했다.

국내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한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EV,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쏘울 부스터, 기아 봉고 EV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로 이어졌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3사의 강세는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라며 “파나소닉 뿐만 아니라 추후 중국 시장이 회복되고 나면 중국 업체들이 다시금 반격에 나설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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