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도 인공지능 바람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찬장 판교 라스트리트점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자율주행 로봇 ‘딜리’. (사진=풀무원푸드앤컬처)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찬장 판교 라스트리트점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자율주행 로봇 ‘딜리’. (사진=풀무원푸드앤컬처)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로봇이 서빙하고 배달하는 것이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됐다. 식당에서 서빙 직원을 고용하는 것처럼 서빙 로봇을 렌탈하는 서비스가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스타트 업체부터 대기업까지 자율주행 로봇의 대중화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 학계와 기업의 연구 개발로 앞으로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로봇이 탄생할 예정이다.

◇ 대기업 로봇 개발협력 체제 진입…서빙·안내·배달 로봇 개발 ‘날개’

배달앱으로 큰 성장을 한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로봇까지 연구하며 여러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27일 LG전자와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서빙 로봇 관련 사업협력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서빙 로봇, 안내 로봇, 테이블 로봇 등 레스토랑의 운영과 관리를 돕는 롭소 통합솔루션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의미가 깊다. LG전자는 그간 인공지능, 실내 자율주행 등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개발능력을 쌓아왔다.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아 다양한 분야의 로봇 관련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우아한형제들이 관련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로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회사 측은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로봇전문업체,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과의 협력을 강화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은 그간 타사와의 협업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11월 말엔 한국피자헛과 ‘차세대 주문 서비스 및 미래식당 경험 제공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디지털 플랫폼, 테크놀로지, 로봇 등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방침을 세웠다.

이에 피자헛은 일부 레스토랑에 차세대 주문 서비스인 배민오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레스토랑에 방문한 고객이 배달의민족 앱을 열고 각 테이블에 부여된 QR코드를 찍으면 메뉴 확인과 주문,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한 번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일당백을 하는 로봇은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여준다.

27일 LG전자는 우아한형제들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로봇 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노진서 LG전자 로봇사업센터장 전무(오른쪽)와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장 부사장(왼쪽)=LG전자)
27일 LG전자는 우아한형제들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로봇 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노진서 LG전자 로봇사업센터장 전무(오른쪽)와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장 부사장(왼쪽)=LG전자)

◇ 매장과 캠퍼스에서 편리함 높이는 로봇, 이용자 모두 ‘만족’

피자헛 패스트캐주얼다이닝 레스토랑에서도 서빙 로봇이 운영된다. 서빙 로봇은 주방에서부터 직접 고객들의 자리까지 식기류와 냅킨 등을 배달한다. 피자헛과 우아한형제들은 앞서 외식업계 최초로 피자헛 목동중앙점에서 서빙 로봇을 시범 운영했었다.

우아한형제들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는 건국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20일까지 딜리는 교내에서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한 곳까지 음식을 가져다주는 무인 배달 서비스를 진행했다.

당시 건국대 내 9개 장소에 QR코드를 부착한 배달 로봇 정류장을 만들었다. 주문자가 배민 앱으로 QR코드를 찍어 가게 목록을 확인하고 메뉴를 골라 결제하는 방식이다. 딜리는 6개의 바퀴로 주행하고 라이더 센서로 장애물을 감지한다. 이동 속도는 시속 4~5㎞ 수준이다. 1회 충전에 8시간 이상 주행할 수 있고 라이트가 장착돼 있어 야간 주행도 가능하다. 한 번에 음료 12잔 또는 샌드위치 6개를 배달할 수 있다.

서빙 로봇 딜리는 렌탈 프로그램으로 정식 출시됐다. 지난해 말 우아한형제들은 딜리 렌탈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열고 서비스 소개와 로봇 도입 관련 문의 접수를 시작했다. 실내 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로봇 딜리는 총 4개의 선반을 가지고 있어 레스토랑에서 한 번에 여러 테이블에 음식을 옮길 수 있다. 점원이 딜리의 선반에 음식을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를 누르면 딜 리가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최적의 경로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장애물을 마주치면 알아서 피해간다. 최대 50㎏까지 적재할 수 있고 조작이 쉽다고 우아한형제들은 설명했다.

층간 이동 로봇이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시범 운영하는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층간 이동 로봇이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시범 운영하는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 배달업계, 층간 이동 로봇으로 배달 효율성 높여

배달 로봇은 층간 이동 기술도 선보이며 배달업계의 효율성을 한 층 높였다. 이 기술을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 현대무벡스와 ‘층간 이동 배달 로봇 사업 MOU’을 체결했다. 이들은 로봇을 이용한 라스트 마일(배송 단계 중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단계) 배달 서비스라는 새로운 사업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무벡스는 층간 이동(승강기와 로봇의 연동), 건물 내 사물 통신(M2M),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등의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과 협력해 1단계 시범사업, 2단계 본사업 등을 추진해 사업을 상용화하고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 사업이 상용화되면 기존 물류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물 내 라스트 마일 구간에서 사람이 아닌 로봇이 배달하게 된다고 현대무벡스 측은 설명했다. 기업엔 물류비용의 절감이라는 경쟁력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장점도 있다. 배달원 또한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로봇에게 물건을 넘기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한편, 최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0억 달러(약 37조원)에서 2024년 1220억 달러(약 146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수량을 기준으로 29%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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