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코로나19에 국경 닫을까?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국경 없이 자유로운 이동’을 모토로 삼던 유럽연합이 별안간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로 위기에 빠졌다. 코로나19의 유럽 내 확산으로 국경통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경통제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유럽 내 극우 세력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르 펜 국민전선 대표가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부가 발병 정도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와의 국경 통제로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2명이 사망하고 총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거기다 26일 3000명에 달하는 이탈리아의 프로축구 구단 유벤투스의 팬들이 리옹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같은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탈리아의 극우 성향 정치인인 마테오 살비니 북부연합 대표 역시 “이탈리아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민자의 탓”이라며 “국경지대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살비니 대표는 반이민, 반난민 정책 등으로 인기를 쌓아온 인물이다.  

살비니 대표는 이어 “이탈리아인들이 다른 유럽인들 때문에 요즘 아주 망신이다”라며 “이탈리아의 코로나19는 프랑크푸르트, 파리, 베를린 등을 경유하며 통제를 피해 이탈리아로 온 중국인들로 인해 이탈리아에 옮겨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26일 이탈리아에서는 전날 대비 25% 급증한 4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1명 증가한 12명이 됐다. 

독일과 스페인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독일의 극우파 AfD의 엘리스 바이델 대표도 같은 날 “코로나19의 확산은 개방국경에 대한 그릇된 신념에서 비롯됐다”고 비난했다. 스페인의 극우 정당 보그의 대표인 산티아고 아바스칼도 “국경 폐쇄 조치에 정부가 지나치게 예민하다”며 “국경 폐쇄가 바람직하고도 상식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럽의 국경 폐쇄는 야기될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다른 국가와는 다르다. 스위스의 경우 하루평균 7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출퇴근한다. 비단 인적교류 뿐만 아니라 단일 시장을 구축한 EU가 자유로운 물자 이동을 막으면 경제적 타격이 크다는 측면도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기존의 조약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며 이탈리아에 대한 회원국의 국경 폐쇄 논의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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