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정부 “우리가 방역 잘한 탓”

자카르타 국제공항 모습. (사진=BBC)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까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과 근거리인데다 인구 2억6400만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바와 발리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가 62명이 나왔지만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에서 전세기로 태워서 데려와 남중국해 나투나제도에 격리한 자국민 243명 중 확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확진자 판정 시스템을 신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최근 트라완 푸트란토 보건부 장관이 “코로나19는 걱정할 만한 것이 못 된다”며 “그저 일상을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푸트란토 장관은 의사 출신으로 인도네시아의 이전 대통령들이 자주 찾았던 가톳 소에브로또 군병원 병원장을 지낸 바 있다. 

물론 최근 동남아에서 코로나19의 기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라오스와 미얀마에서도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현지 의료 인력들이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검사 중이다. (사진=BBC)

라오스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천 명의 중국인 근로자들이 현장 투입되어 있다. 중국과 비엔티안을 잇는 414㎞ 길이의 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미얀마는 중국인과의 접촉이 그렇게 많은 나라는 아니지만, 이미 수천 명의 미얀마 인들이 중국 남서부에서 일하고 있다. 그 밖에도 국경 밀수 등을 통해 양 국의 국경지대에서는 상호 간의 접촉이 잦은 편이다.

미얀마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부랴부랴 중국 일부 지역에 여행 제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미얀마 국민들도 인도네시아의 일부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자국의 코로나 예방 조치에 불신을 보내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미얀마는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의료시설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전문가들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일부 국가의 코로나19 발병자 수치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하버드 T.H.챈 보건대학원 연구원들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미감지 사례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들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발 항공 승객량을 바탕으로 일반화된 선형회귀 분석을 시행한 결과 인도네시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은 나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1일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국무회의가 끝난 뒤 “우리는 인증받은 코로나19 검사키트가 있다”며 “아무것도 숨긴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62명의 감염 의심자가 있었지만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며 “우리의 강력한 예방정책과 활동 때문에 바이러스가 인도네시아에 못 들어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5일 중국 본토를 오가는 항공기의 인도네시아 진입을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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