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효율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 진행 중
-국내 기업들,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 주목하며 투자와 해외 진출 활발

LG화학 배터리공장에서 직원들이 배터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화학 배터리공장에서 직원들이 배터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초연결·초지능 시대가 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가 발표한 한국의 미래유망기술에는 고용량 장수명 배터리가 포함됐다.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빌게이츠는 향후 10년 이내 전기차가 기존 차량의 가격과 동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미래 먹거리에서 배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배터리의 효율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한다. 그래서일까. 국내외 연구진은 배터리 성능 향상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국내·외 연구진의 협업으로 ‘배터리’ 양극 소재 개선

최근 유니스트는 이현욱 교수팀 영국 옥스퍼드대 마우로 파스타 교수팀과 공동으로 ‘교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용 양극소재(FeF₂ nanorod)’를 합성하고 이 물질의 성능 향상 원리를 규명했다. 한 번 충전해 멀리 달리는 전기차에 필요한 ‘대용량 배터리’는 ‘양극 소재’가 필수적이다. 그간 구디너프 박사(201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1985년 제안한 형태에서 별다른 진전 없이 사용되어 오던 양극 소재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이용해 충전과 방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때 양극 소재 표면에 생기는 얇은 막이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드러났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 에너지를 충전하고 방전한다. 리튬을 양극 물질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면 에너지 용량을 키울 수는 있는데 배터리 수명이 감소한다는 단점이 있다.

리튬과 양극 물질이 결합할 때(방전)보다 분리될 때(충전) 들어가는 에너지가 훨씬 커 충·방전을 반복하면 전극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수명도 짧아진다. 공동연구팀은 양극 소재의 제조 공정을 개선하고 리튬과 양극 물질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도 충·방전 시 필요한 에너지 차이를 줄인 이플루오르화철(FeF₂) 나노 막대 양극 소재를 합성했다. 콜로이드 합성법(colloidal synthesis)을 이용했다. 20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수준인 단결정(single crystal) 양극 소재를 만든 것이다. 이 소재는 리튬을 더 많이 저장할 수 있고 수명도 길다.

이 교수팀은 새로운 양극 소재의 충·방전 과정을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In-situ TEM)’으로 분석해 성능 향상의 비밀을 찾아냈다. 양극 소재의 표면에 철(Fe)과 리튬플로라이드(LiF)로 이뤄진 얇은 이중층이 만들어져 충·방전 동안 양극 소재를 보호해주는 현상이 포착된 것.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24일자로 공개됐다.

LG화학의 NCM811 기술이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 (사진=LG화학)
LG화학의 NCM811 기술이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 (사진=LG화학)

◇ 포스코‧LG‧롯데,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 주목

국내 기업들도 미래 유망 사업으로 전기차에 탑재되는 차세대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역량 높이기에 나섰다. 포스코는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충 ▲마케팅 역량 강화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호주 리튬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 자원에서 리튬을 상업 생산하기 위한 설비 투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튬은 미래차로 주목받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핵심 소재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중국 저장성에 해외 첫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며 글로벌 2차전지 소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LG화학과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년간 1조 8533억원 규모의 하이니켈계 NCM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은 최근 럭셔리 전기차 업체로 각광 받는 미국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와 손을 잡았다. LG화학은 루시드 모터스의 럭셔리 전기차인 ‘루시드 에어(Lucid Air)’ 표준형 모델에 올해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루시드 모터스는 재작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1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큰 주목을 받는 신생 전기차 업체다. 올해 하반기에 첫 양산차량인 루시드 에어를 출시할 예정인데 이 차량은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단 2.5초에 도달하고 주행거리는 643㎞에 달한다.

이 배터리는 지름 21㎜, 높이 70㎜의 외관을 갖춘 제품으로 기존 원통형 ‘18650’ 배터리 대비 용량을 50% 높이고 성능을 향상시켰다. 기존 18650에 대비 적은 수의 배터리를 연결해 원하는 용량의 배터리를 만든다. 이번 제품에는 ‘ ’NCM811’ 기술이 담겼다. 이 기술은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의 성분이 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로 구성된 배터리를 말한다. 

롯데알미늄은 11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전기차에 사용하는 2차전지용 양극박 생산공장을 헝가리에 건설한다. 양극박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2차 전지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집 전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박으로 전기화학 반응으로 생성된 전자를 모아 방전 시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 측은 “해당 공장에서 2차전지용 양극박을 생산해 유럽 지역 수요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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