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 멈추자 유가 하락세 가속
-기타 산유국들은 러시아 눈치에 감산의지 ‘흔들’

알제리에서 석유가 개발되고 있다. (사진=AFP)
원유가 시추되고 있는 모습. (사진=AFP)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경제가 얼어붙자 원유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위험자산을 향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지시간으로 2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0%(1.53달러) 내린 배럴당 49.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는 2거래일 연속 3%대 내리면서 배럴당 50달러 선을 내줬다. WTI는 전날에도 3.7%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4월물도 3% 가까이 급락했다.

국제 유가가 이처럼 급락한 이유로 무엇보다 코로나19의 탓이 크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가 현재 중국 외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판데믹(pandemic·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으로 번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석유제품의 수요 감소 우려와 위험자산 회피성향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로 중국의 석유 수요는 이미 하루 최대 300만 배럴(bpd) 감소했다. 이러한 중국 수요의 붕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석유시장에 가장 큰 충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수요를 가늠케 해주는 또 다른 핵심 지표인 중국 산둥성의 독립 정유회사들의 가동률이 2월 7일 현재 50.30%에 머물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동률은 대개 60~70% 선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정유회사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정제량을 자랑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1566만bpd의 정제능력(정유 공장이 하루 동안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같은 해 전 세계 정제능력의 15.6%에 기여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OPEC은 이달 세계수요 증가 전망치를 99만bpd로 하향 조정했다. 1월 추정치에 비해 23만bpd가 내려간 수치다. 김 연구원은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이 3월 정례회담을 앞둔 가운데 러시아가 추가 감산의지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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