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내는 회사로 만들어야 할 ‘김형號’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대우건설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국내 5대 건설사중 하나인 대우건설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11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장기 표류 중인 매각을 대우건설을 ‘난파선’으로 비유하는 과격한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왜 매각의사가 있는 매수자들이 나타나질 않고 있는 것일까? 

◇ 11년째 ‘낙동강 오리알’ 신세

앞서 대우건설은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산은)의 매각 작업을 좌절시켰다. 2018년 초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하는 등 매각에 속도를 냈지만, 호반이 대우건설 인수를 공식 철회하면서 ‘무리한 매각 추진’란 비판을 받았다. 3000억원이 넘는 해외 손실이 매각 좌절의 계기가 됐다. 이 여파로 재차 매각이 진행돼도 해외부실에 대한 우려가 회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 순손실 1474억원을 기록한데는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14년 9월 착공했으며, 도급액만 1조9819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듬해인 2018년 7월 완공 됐지만 고압급수가열기 튜브 손상으로 인한 기자재 재제작 등으로 회사에 3084억원의 손실을 입혔다.

그밖에 카타르 고속도로 프로젝트 등에서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하면서 대우건설은 그해 4분기 해외에서만 3347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50.75% 매입대금으로 산은 측에 제시한 인수금액 1조6000억원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이런 이유로 호반은 인수 절차 마무리 단계에서 발을 뺐다.  

대우건설 로고.
대우건설 로고.

◇ 기업가치 올려야 할 ‘김형號’

이에 산은은 지난해 4월 부실기업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 매각을 목표로 대우건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KDB인베스트먼트의 실효성에 의문점이 남는다. 인베스트먼트에서 처리할 부실기업 수도 한정되고 인력 운영이니 업무방식, 자금 측면에서 그간 산은이 해온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도 있다.  

이제 주사위는 대우건설에 던져졌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기업 가치를 올려 시장에서 탐내는 회사로 만드는게 당면 과제다. 김 사장은 내년 6월로 임기는 1년 넘게 남았지만 사실상 올해 안에 성과를 보여야 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2022년까지 3개년 수주 및 매출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매수 하려면 1조원 중반으로 추정되는 매각금액이 필요하다”며 “이를 쉽게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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