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에 위치한 휠라코리아 본사 사옥 전경. (사진=휠라코리아)
서초동에 위치한 휠라코리아 본사 사옥 전경. (사진=휠라코리아)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옛말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기업 총수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보다 가업 승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수성가한 탓에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전문 경영인보다는 자녀들을 믿는다. 실제로 패션기업을 대표하는 형지, 에스제이, 에스제이듀코, 한세실업, 한세엠케이, 휠라코리아 등을 훑어봐도 2·3세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거나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고 있다. 물론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본지는 심층 기획취재를 통해 그 면면을 분석 보도키로 했다. <편집자 주>

◇ 휠라코리아, 지주사 체제 출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코리아는 지난달 1일을 기점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로서 존속하는 회사인 휠라홀딩스가 상장법인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되며 신설되는 휠라코리아는 비상장사로 남아 의류 관련 사업을 하게 된다. 

이번 분할로 휠라코리아는 의류·신발 등 국내 사업을 전담하고, 휠라홀딩스가 글로벌 업무 전체를 총괄하게 되면서 해외 사업도 더욱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사업부에서 글로벌 사업의 모든 것을 관리해왔던 탓에 업무 중복 등 비효율 문제가 지적돼 온 터라 휠라코리아로서는 경영 효율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패션업계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휠라코리아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미 2세 경영에 닻을 올린 윤근창 대표(46)는 2016년 휠라 창립 이래 첫 브랜드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상황.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사진=휠라코리아)
윤근창 휠라코리아 사장. (사진=휠라코리아)

◇ 2세경영 견인하는 ‘회장님’

그렇다면 윤 대표는 누굴까. KBS아나운서 출신으로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방송인 ‘조우종 닮은 꼴’로 화제가 된 그는 2년 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2007년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시점부터 경영수업을 받은지 11년만이다. 

하지만 윤 대표가 한국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7월이다. 당시 휠라코리아에 공식 입사, 전략기획본부장을 시작으로 풋웨어 본부 총괄(본부장), 2017년 7월부터는 경영관리 본부장 및 CFO까지 겸임해왔다. 불과 5년 만에 사장에 등극한 셈이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휠라와 무관한 삼성 테크윈과 케어라인에서 소프트웨어 기술 담당자로 경력을 쌓았을 만큼 패선 전문가도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윤 대표의 사장 등극은 업계에서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표의 앞길은 탄탄대로다. 윤 대표의 부친이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76)이라는 점도 가업을 이어받는 데 최적의 조건이다. 그는 아들을 승진시키며 뒷선으로 갔지만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활동에 계속 참여하며 ‘2세경영’을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 형태를 빌어 가업 승계를 더욱 확실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휠라코리아는 2018년 2조954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기준 2조6609억원, 영업이익 3856억원을 달성하며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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