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최근 잡코리아가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세대가 꼽은 좋은 직장 조건 1위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생활의 균형)’이었다. 2017년 고용노동부는 워라밸 정착을 위해 ‘일·가정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정시 퇴근·업무 집중도 향상·생산성 위주 회의·명확한 업무지시·유연 근무·효율 보고·연가사용 활성화 등의 개선 방침이 담겼다. 2018년 정부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한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제도를 시행했다. 과거 업무 강도가 높기로 소문난 게임업계도 ‘워라밸’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근로자가 웃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기업들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 직원들 만족도 높은 ‘넥슨 포럼’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굵직한 게임들을 출시한 넥슨의 게임 흥행 비결은 직원들을 최고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경영 마인드다. 법에서 허용된 월 단위의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이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선택적 근로시간제)한다. 넥슨 관계자는 “연봉이 업계 상위권이다. 매출과 조직별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연간 인센티브를 탄력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계발 프로그램, 가족 지원 복지 제도 등이 도입돼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자기계발을 독려하는 ‘넥슨포럼(NEXON Forum)’은 직원들에게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일깨워주는 사내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다. 2012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170여개의 과정이 진행됐는데 직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과정이 10점 만점에 평균 9점에 달한다.

넥슨 관계자는 “직원들의 잠재능력을 일깨우는 재즈빅밴드 ‘더놀자 밴드’, 뮤지컬로 나아가는 ‘넥슨합창단’ 등 상시과정(6개월 이상 장기과정)은 넥슨포럼 과정을 넘어 넥슨의 자랑거리”라면서 “두 포럼과정 모두 지속적인 연습과 수강을 반복하며 ‘자라섬 페스티벌’, ‘북서울 꿈의 숲 음악공연’ 등등 각종 페스티벌과 대외 공연에 참여해 실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 보고가 아닌 상호간 소통 조직

직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자기계발 프로그램도 있다.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넥슨 사내직원 대상 특화교육’, ‘명사 특강’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 ‘넥슨 마일리지’, ‘어학교육’ 지원 등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직원들에게 활기를 불러일으켜주는 각종 동호회 지원, 콘도여행 지원, 3.6.9. 휴가지원 등도 시행하고 있다.

조직문화도 수평적이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책임이나 권한은 프로젝트 디렉터에게 주어진다. 의사결정도 보고가 아닌 상호간 소통 과정을 거친다. 사원에서 대표까지 모든 직원들은 직급과 관계없이 “(이름)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복장도 자유롭다.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실행할 수 있도록 회사는 직원 근무복장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다. 

직원들을 위한 가족 복지는 다양하다.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임직원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데이’는 임직원의 자녀나 부모님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된다. 매년 자녀들을 위해 사옥에 정글 탐험과 테마 파크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놀이시설을 마련한다. 부모님들을 대상으로는 ‘시카고’, ‘영웅’, ‘지킬앤하이드’ 등 유명한 뮤지컬이나 연극 관람을 지원한다.

가족 돌봄 휴직과 생활안정금도 직원들의 든든한 복지 제도다. 넥슨은 임직원 가족이 중대질병에 걸리면 가족 돌봄 휴직을 지원한다. 최대 450만원의 생활안정 지원금도 지급한다. 또 부득이한 휴직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에 실질적인 도움도 준다. 업무나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관련 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서 주 20시간 이상 근로 범위 내 근로시간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족 돌봄 단축 근로제도도 시행한다.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해소해주는 사내 어린이집 ‘도토리소풍’도 운영 중이다. 임직원의 미취학 자녀를 위한 사내 어린이집으로, 생후 180일 경과한 만 0~5세까지의 미취학 아동 100여 명 재원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을 배려해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사내엔 여직원 수유 공간도 있다. 모유 보관에 필요한 소독기와 냉장고 등이 구비됐다.  

◇ 직원들 건강 챙기는 복지 제도 

이외에도 회사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한 다양한 제도들이 있다. 독감예방 접종, 단체 상해 보험, 종합건강검진, 심리검사 등을 회사에서 지원한다. 식사 장소는 480명이 수용 가능하고 다양한 입맛을 고려해 세 가지 메뉴가 제공된다. 직원 체력단련실 ‘레벨 업’은 최고급 수준의 피트니스 장비가 구성됐고 스크린 골프도 즐길 수 있다. 트레이너가 상주해 있어 PT와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공간은 직원 수면 공간이다. 이 곳은 층별로 침대가 구비(여자실 10침상, 남자실 34침상)돼있어 직원들의 부족한 수면을 채워준다.

근무환경을 판가름 하는 중요 요소인 사옥 인테리어도 주목받는다. 넥슨 판교사옥은 ‘꼭 필요한 것에 집중한 공간’, ‘나와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 ‘최고의 게임이 탄생되는 공간’이라는 3가지 메인 주제로 설립됐다. 2014년 1월 정식 입주를 마친 판교사옥과 함께 인근 건물들(GB1, GB2, 넥슨지티 등)도 사무공간으로 활용된다.

직원들의 휴식 공간도 특별하다. 직원 쉼 공간인 ‘BETWEEN’은 가로로 긴 사옥을 두 구역으로 나눠준다. 위층과 아래층은 연결돼 건물의 허브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이 곳에선 회의실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업무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직원들이 바깥공기를 마시며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옥상정원 ‘3RE-SPACE'도 있다. 이 곳에선 조깅트랙이나 농구, 배드민턴 등 구기 종목을 할 수 있는 멀티코트와 조깅 트랙이 마련됐다. 상추, 케일 등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텃밭도 있는데 채소를 가꾸며 직원들끼리 협동심을 다지기도 한다.

감성을 채워주는 ‘이미지 라이브러리’는 해외 희귀 화보집, 디자인 서적, 만화책, 팝업북 등 1000여권의 그림책으로 구성됐다. 대표적 사회공헌활동 사업인 ‘넥슨 작은 책방’의 가치를 넥슨 직원을 포함해 지역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 사옥 1층에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