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중국 재계는 사실상 마비상태
-핑안그룹, 모바일 오피스 등으로 업무 피해 줄어
-근태관리, 임대료, 환경보호 등에서 장점 많아

 마밍저 핑안그룹 회장. (사진=핑안그룹)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2003년 사스(SARS)는 중국을 공포로 밀어 넣었지만 그 덕에 전자상거래 업계는 당시 유례없는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중국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인터넷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다. 이에 현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스마트오피스 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신종 코로나의 무서운 확산세로 중국 전역은 거의 마비상태다. 지난달 23일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 시를 포함 다수 지역을 봉쇄했다. 교통이 통제되고,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지역도 있다. 일주일로 예정됐던 춘절 연휴도 2~3배 이상 길어지고 있다. 당국이 지정한 연장 기한인 2일이 지났지만, 대다수 지방정부가 연휴기간을 최소 9일에서 최장 13일까지로 늘렸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텐센트·알리바바·화웨이 등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모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미 수년 전 구축한 스마트 오피스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 오피스란 직원들이 도심에 있는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는 대신,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주거지 인근에 마련한 IT 기반의 사무실이다.

전염병 확산 예방과 더불어 스마트 오피스는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효율적인 근무시간 조정, 사무공간 운영비용 절감, 환경보호 등이 꼽힌다. 이에 대해 중국 AI기술 기업 아이플라이텍은 “스마트 오피스는 시공간 제약이 없이 실시간 의견 공유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대면보고 횟수도 줄어들고, 채팅, 화상회의 등으로 협업과 소통을 이루기 때문에 수평적인 기업 문화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서는 SK텔레콤이 스마트오피스 환경 조성을 위한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사진=유튜브)

특히 스마트 오피스를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핑안그룹이 꼽힌다. 중국의 대표적인 보험 기업이다. 실제로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핑안그룹의 ‘스마트오피스’화는 지난 사스 때부터 시작되었다. 2004년 핑안그룹이 홍콩에 상장된 해에는 모바일 메일 처리 시스템이 정착됐고, 이를 통해 현재는 ‘모바일오피스·화상회의·메신저’를 하나로 묶은 스마트 오피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업무 관리의 효율성 면에서는 중국 내에서도 최고로 손꼽힌다.

이는 대규모 직원들의 관리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핑안그룹은 워낙 보험 기업이라는 특성 상 많은 영업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IT기업들의 직원이 10만, 4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핑안그룹의 150만명은 놀라운 수치다. 외근 직원 숫자만 100만 명이 넘는다. 각지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효율적인 시스템은 필수적이었고, 이를 위해 스마트 오피스라는 시스템이 탄생했다는 주장에 무게가 쏠린다. 

실제로 핑안 스마트 오피스는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핑안그룹은 춘제 연휴 기간 중 전국 각지 직원들이 원활하게 업무 할 수 있도록 스마트 오피스에 대한 전면적인 업그레이드를 시행했다. 그 결과,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약 13만2000명의 직원들이 핑안 클라우드와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일을 할 수 있었다. 1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은 화상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VPN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활약했다. 핑안은 전용 앱을 통해 20만 명의 직원들이 실시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핑안그룹의 관계자는 “스마트 오피스 구축은 회사의 중대 사안 중 하나”라며 “각 부서별로 업무 매뉴얼을 받아, 이를 더 체계적으로 스마트 오피스에 적용해 회사의 업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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