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아카데미 신드롬, ‘갤럭시Z플립’ 노출
-‘봉준호 효과’ 노린 노이즈 마케팅?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추정 이미지. (출처=윈퓨처)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 추정 이미지. (출처=윈퓨처)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기업에게 있어 ‘브랜드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매출과 이미지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가전·휴대전화 등 전자제품 위주의 기업의 경우 광고나 홍보를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리고 좋은 인상을 심어 주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린다. 

◇ 봉준호 효과 노린 ‘브랜드 전략’ 

9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영화 시상식에서 새 ‘폴더블폰’ 방송 광고를 내보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이날 92년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오스카) 영화상에서 ‘갤럭시Z 플립’ 광고를 선보였다. 

미국 IT매체 씨넷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Z플립이 작동 장면을 담은 광고는 시상식 초반에 방송됐다. 총 30초 분량의 광고 영상에는 갤럭시Z플립의 카메라 기능을 보여줬다. 디스플레이를 절반으로 접은 화면에서 아래 절반 부분은 사진을 찍은 인터페이스가 나타났으며, 상단 부분에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노출됐다. 삼성은 그동안 오스카를 통해 다양한 광고를 내보낸 바 있는데, 제품 공개에 앞서 광고로 신제품을 선보인 건 이례적이다.

때마침 한국영화 최초로 <기생충>이 아카데미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갤럭시Z 플립’의 광고 효과도 만점이었다. 기생충은 6개 부문 중 각본상을 비롯해 국제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에 올라 우리 영화 100년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사실상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를 타깃으로 한 일종의 선점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추정 이미지. (출처=윈퓨처)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 TV중계, 시청자 수와 광고 통계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의 시청률은 지난 5년간 평균 10%를 넘는다. 시청자 수로 치면 약 3000만∼4000만명 정도다. 가장 시청자가 많았던 때는 ‘타이타닉’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 있던 1998년. 전 세계 55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으로선 광고 노출을 통해 대중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높은 관심만큼이나 천문학적인 광고료도 발생한다. 2016년 제88회 시상식에서는 TV 광고 시간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30초짜리 광고의 평균 수입은 172만 달러(약 20억원), 최고가는 무려 225만 달러(약 26억원)에 달했다. 2015년 기준, ABC의 광고수입은 1억1000만 달러(약 1281억원)였다.

한편, 오스카 영화상에서 공개된 광고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위한 티저 성격이 짙다. 삼성은 2009년부터 매해 미국, 영국, 스페인, 독일 등에서 갤럭시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열고 있다. 보통 한 해에 두 번 열리는데 2~3월 행사에는 갤럭시 새 시리즈를, 8~9월 행사에서는 갤럭시 노트 새 모델을 공개한다. 

삼성 언팩 행사로 인해 ‘포장을 푼다’는 의미를 가진 ‘언팩(unpacked)’이라는 단어 자체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로 의미 지어졌으며, 행사 때마다 화려한 볼거리가 제공돼 제품보다 행사 자체가 더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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