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지고 테크핀 시대 개막

카카오페이가 테크핀 기업 최초로 증권업에 진출한다.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테크핀 기업 최초로 증권업에 진출한다. (사진=카카오페이)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카카오발 증권업 진출이 확정되면서 정보기술(IT)업체가 주도하는 금융 서비스 시대가 열렸다. 때문에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에 몰고 왔던 혁신 바람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나 토스(비바리퍼블리카) 같은 방대한 모바일 고객군을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도 금융업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 금융사들과의 디지털금융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본지는 심층기획을 통해 증권업 ‘성공 가능성’을 조명하고 IT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 카카오 증권업 진출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이 확정됐다. 5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 자회사인 간편결제업체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다. 2018년 10월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며 증권사 진출 계획을 밝힌 지 1년 4개월만이다. 국내 최초로 IT업체 기반의 증권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카카오의 증권업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업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카카오의 강점은 이미 강력한 IT,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증권사들이 선보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거나 2030대 젊은 투자자를 공략하기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톡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 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투자자문과 자산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성공 노하우도 쌓았다. 카카오페이는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 하는 기존 은행권 서비스 불편함을 없애 빠른 시간 안에 고객수 3000만명을 확보하고 지난해엔 거래앤 50조원을 넘기면서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를 앞세운 특유의 간편 서비스를 증권업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때문에 카카오 증권도 모바일과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를 표방하며 출범 초기 고객을 끌어 모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바로투자증권의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범했다.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바로투자증권의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범했다. (사진=카카오페이) 

◇ ‘성공 가능성’ 엇갈려

반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기대보다 미미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일단 증권사의 경우, 은행과 다르게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복잡한 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고액 자산가들이 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다. 이런 부분들은 고객과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업력이 짧은 카카오가 이를 극복 할 수 있겠냐는 걱정과 우려다. 

아울러 대부분 증권사가 수익 구조를 주식위탁 매매에서 투자은행과 자산관리로 옮겨가는 상태기 때문에 그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주식위탁 매매란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각각 중개기관에 주문을 넣는 식이다. 예컨대 매도자도 증권거래소에 “내가 가진 A사의 주식 10주를 1주당 1만원씩 팔아주세요”라고 주문하고(매도 주문), 매수자도 거래소에 “A사의 주식 10주를 1주당 1만원에 사주세요”와 같이 주문(매수 주문)을 하는 식이다.

IT업체가 주도하는 금융 서비스(테크핀) 기업들의 금융업 도전은 한계가 분명 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T기업이 아무리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도 결국 주요 수익기반은 대규모 고객을 기반으로 한 주식 위탁매매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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